▲ 영국 런던에 위치한 쉘 주유소 간판.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의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화석연료 대기업을 상대로 기후목표 복원을 촉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선다.
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아문디, 악사(Axa) 자산운용 등 투자사 27곳은 쉘에 단기 온실가스 감축목표 강화를 요구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이들이 보유한 쉘 지분은 2.5%다.
쉘은 애초 2030년까지 스코프 3(공급망 내 온실가스 배출)을 2021년과 비교해 20% 감축하기로 약속했으나 올해 초 해당 목표를 15~20%로 하향했다.
스코프 1(직접 배출)과 스코프 2(간접 배출)는 같은 기간 동안 5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번 집단행동에 나선 투자자들은 쉘이 파리협정 목표에 부합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배출원을 가리지 않고 50% 감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리협정이란 2015년 세계 각국이 기온상승을 1.5도 아래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것을 말한다.
쉘 정기 주주총회는 오는 21일 열린다. 주주총회 일정을 알리는 서한을 통해 쉘은 “다른 투자자들은 이번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해달라”며 “쉘의 사업은 이미 기후목표를 달성하는 방향을 향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투자자문사 글라스 루이스는 다른 이유를 들어 투자자들이 이번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지라고 권고했다.
글라스 루이스 관계자는 “현재 쉘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환경정보 공개 현황 등을 고려하면 쉘은 다른 동종 기업들과 비교해 기후대응에 뒤떨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결의안이 통과된다 해도 회사나 투자자들이나 이득을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쉘 주주총회 결과가 향후 다른 에너지 기업들의 기후대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