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서실장에 정진석, 윤석열 "모든 부분에서 원만한 소통 기대"

▲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새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2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방송 생중계를 통해 정 의원을 임명하면서 "정 의원이 앞으로 비서실장으로서 용산 참모진들뿐만 아니라 내각과 당, 야당, 언론과 시민사회 등 모든 부분에서 원만한 소통을 하면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신임 비서실장의 임명은 이관섭 비서실장이 여당의 4·10총선 참패 뒤 사의를 표명한지 11일 만에 이뤄졌다.

정 신임 비서실장은 "여소야대 정국상황이 염려되는 어려운 정국에 윤석열 정부와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는 책임을 느낀다"며 "대통령께 정치에 뛰어들 것을 권유했던 사람으로서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는 것이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윤 대통령이 통합의 정치를 이끄는데 잘 보좌하도록 하겠다"며 "오직 국민의 눈높이를 마음속에 담고 객관적 관점에서 충언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진석 실장은 친화력이 뛰어나 정치적으로 반대진영에 있는 의원이나 인물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일보의 워싱턴 특파원일 때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친분을 쌓았으며,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였던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인연을 맺은 뒤 친밀한 관계를 이어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실장은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는 청와대 정무수석에 발탁됐으며 옛 새누리당 원대대표 등을 지내 정무감각과 경륜을 두루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과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만큼 정진석 실장의 이와 같은 정치적 친화력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이 단절된 곳을 연결하는 '사다리 정치'를 정치철학을 삼고 있다는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그가 2014년 출간한 책 제목도 '사다리 정치'였다.

결정을 내리는데 과감하며 거침없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직언을 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정 실장은 이번 비서실장 임명 뒤 소회를 밝히는 브리핑에서도 조선 초기 정치가 정도전의 말을 인용하면서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정 실장은 "정도전 선생이 국가를 경영하면서 '백성을 증오로 속일 수 없고 힘으로 억누를 수는 더욱 없다'고 했다"면서 "600년 전 왕조 시대에도 국민을 바라보는 국민 눈높이가 그러했듯 민의를 대통령에게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석 실장은 1960년 9월4일 충남 공주에서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의 2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서울 성동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와 정치부 기자, 워싱턴 특파원, 논설위원으로 활약하면서 언론인 생활을 했다.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특보로 정계에 입문한 뒤 16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17, 18, 20, 21대까지 모두 5번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1대 국회에서는 국회 부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번 4·10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수현 전 국민소통수석에게 충남 공주부여청양 선거구에서 패해 낙선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