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2024-04-08 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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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비 상승에 3기 신도시 분양가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인천 계양 A2 지역 조감도. <뉴:홈>
[비즈니스포스트] 3기 신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착공에 들어간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의 사업비가 상승했다.
레미콘, 골재, 석재, 유가 등 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 여파가 올해 9월 진행될 본청약 최종 분양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8일 국토교통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A2 블록 공공주택 건설사업의 사업비를 기존 2676억 원에서 3364억 원으로 25.7% 올렸다.
국토부는 A2 블록 바로 옆에 있는 A3 블록 사업비 인상도 발표했다. 사업비는 2335억 원으로 기존 사업비 1754억 원과 비교해 33.1% 상승했다.
사업비가 오른 배경에는 자잿값 인상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토부 관계자는 “총사업비 인상분의 대부분은 자잿값이 오른 데 따른 것”이라며 “일부는 분양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 계양 A2 블록과 A3 블록은 3기 신도시 가운데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곳으로 꼽힌다. 제일건설이 시공사를 맡아 3월29일 공사를 시작했으며 입주는 2026년 12월로 예정됐다.
인천 계양 지역은 부동산 가격 급등기였던 2021년 7월 사전 청약을 진행했다. 일반 공급 110가구 모집에는 2만1834명이 몰렸으며 특별공급을 모두 포함하면 3만7255명이 청약을 해 최종 경쟁률은 52.6대 1이었다.
특히 A2 블록 84㎡ 매물은 28가구를 모집하는데 1만670명이 신청을 넣어 3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혼희망타운이던 A3 블록 55㎡ 매물 341가구 사전 청약에는 4376명이 신청했다.
사전 청약 당시 해당 지역 분양가는 공급면적 3.3㎡(1평)당 약 1400만 원대로 판단됐다. 이에 따라 예상된 분양가는 A2 블록 59㎡(공급면적 약 25평) 3억5600만 원, 74㎡(공급면적 약 30평)는 4억3700만 원, 84㎡(공급면적 약 34평) 4억9400만 원이었다. A3 블록 55㎡(공급면적 약 24평)은 3억4000만 원으로 추산됐다.
▲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계양 투시도. <두산건설>
현재 원자재 가격 상승은 주거용 건물의 공사비 규모를 늘리는 핵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운영하는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2024년 2월 주거용건물의 공사비 지수는 2개월 연속으로 최고치를 갱신한 154.11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인 2023년 2월과 비교해 2.77% 상승한 것이었다.
건설공사비지수가 상승한 것은 두께 3㎜ 이상인 중후판(6.83%), 휘발유(6.39%), 경유(5.02%), 레미콘(2.5%), 열연강판(1.24%), 철강관(0.36%), 골재 및 석재(0.3%) 등 공사에 들어가는 원자재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더불어 인건비와 금리가 모두 오른 여파로 실제로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3780만81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18%나 올랐다.
결국 3기 신도시도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비가 대략 25% 오른 만큼 이것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하면 3.3㎡당 약 1400만 원대 분양가는 1800만 원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평형으로 인기가 높은 84㎡ 가구 기준으로 분양가를 예상하면 약 6억1200만 원이다.
분양가가 이렇게 설정된다면 민간 분양 아파트와 비교해 가격 면에서 이점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774만 원이었다.
주변 지역에 견줘봐도 마찬가지다. 올해 2월 말 기준 인천 지역 민간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809만 원이었다.
2023년 9월 분양을 마무리한 제일풍경채 계양 위너스카이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683만 원 수준이었다. 제일풍경채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5억1480만 원부터 6억1250만 원이었다. 이 아파트는 2025년 8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월 분양을 진행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계양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887만 원이었다. 조합원에게 배정된 84㎡ 가구는 4억7050만 원에서 5억470만 원 사이에 분양됐다. 일반분양이 진행된 전용면적 74㎡ 분양가는 5억7730만 원부터 5억9790만 원 사이였다.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계양은 분양을 시작하고 24일 만에 일반분양 620가구가 모두 완판됐으며 2027년 5월 입주가 예정됐다.
공사비 증가로 3기 신도시 공공주택지구의 분양가가 민간 아파트 수준으로 높아지게 되면 3기 신도시의 정책 효과는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예상보다 부담 금액에 커져 청약 수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 마련 필요성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3월19일 발표한 연구보고서 ‘주택공급 활성화와 부동산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과제’에서 공사비 급등 및 관련 분쟁으로 인한 주택공급 축소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공사비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기본형 건축비에 시차가 발생해 앞으로 공사비 분쟁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한시적 법인세 인하, 하도급 보증수수료 인하 등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