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폴더블 스마트폰 경량화와 폼팩터(기기형태) 변화에 힘을 실으면서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를 맹추격하고 있다. 일부 중국 스마트폰 업체는 삼성전자보다 더 가벼운 폴더블폰을 출시하는가 하면, 삼성전자보다 먼저 세 번 접는 트라이폴드 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세계 폴더블폰 1위를 굳히려는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 사장이 중국 테크 기업의 무서운 성장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폴더블폰 무섭게 삼성전자 쫓아온다, 노태문 1위 방어전략은?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 사장은 폴더블폰 경량화와 폼팩터 다각화를 무기로 삼아 추격세를 높이는 중국 업체들의 도전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   


2일 스마트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폴더블폰 경량화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현지 시장에서 판매되는 주요 폴더블폰(폴드형)의 평균 무게는 2021년 289.2그램(g)에서 2023년 3분기 252.4g으로 12.7% 감소했다. 

폴더블폰은 두께도 얇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주요 폴더블폰의 평균 두께는 펼쳤을 때를 기준으로 15.1밀리미터(mm)에서 11.1mm로 26.5% 얇아졌다.

이런 추세는 올해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비보가 지난 3월26일 출시한 ‘비보 X 폴드3’는 무게가 219g, 접을 때 두께는 10.2mm에 불과했다. 전작인 ‘비보 X 폴드2’(279g)와 비교해 60g 가벼워진 것이다.

이처럼 얇고 가벼운 기기 특성은 폴더블폰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리서치가 올해 2월 발표한 '2024년 중국 폴더블폰 시장 소비자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많은 이용자(22.2%)가 폴더블폰을 꺼리는 이유로 '무겁고 손에 쥐기 불편하다'는 점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의 선두주자로 꼽히지만 경량화 측면에서 최근 중국 제조사에 뒤지는 모양새다. 회사의 최신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5는 무게가 253g, 두께가 13.4mm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이 제품은 경량화 측면에서 2023년 3분기에 중국 시장에서 유통되던 폴더블폰의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중국 업체들의 폴더블폰 추격은 세계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삼성전자에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폴더블폰 점유율이 66.4%로 선두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 점유율 80%에 비해선 13.6%포인트나 점유율이 줄었다.

2023년 점유율은 중국 화웨이가 11.9%로 2위였고,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한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국 폴더블폰 무섭게 삼성전자 쫓아온다, 노태문 1위 방어전략은?

▲ 삼성전자가 2023년 7월26일 공개한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5(왼쪽)과 갤럭시Z플립5. <삼성전자>


올해 세계 폴더블폰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를 바로 뒤에서 쫓고 있는 화웨이는 'Z' 형태로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 폴더블폰을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센 만큼 삼성전자 점유율 방어도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60.4%로 더 감소할 것이며, 화웨이 점유율은 19.8%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노태문 사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올해 중국 제품보다 더 얇고 가벼운 폴더블폰을 출시해 기술력 최고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점유율 확대 차원에서 올해부터 폴더블폰 라인업을 3종으로 넓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네덜란드 IT매체 갤럭시클럽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고가형인 ‘울트라’와 중저가형인 ‘FE(팬에디션)’을 새 폴더블폰 모델로 준비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삼성은 올해 여름 하나도, 둘도 아닌 세 개의 갤럭시Z폴드6 단말기를 공개할 것”이라며 “가격이 중요한 소비자는 FE 모델을, 성능이 중요한 소비자는 울트라 모델을 구매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