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대만 TSMC와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대만언론의 평가가 나온다.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설비 홍보용 이미지. <인텔> |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수직계열화와 지정학적 안정성 등 대만 TSMC와 차별화된 장점을 강조하며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대신 인텔이 TSMC의 최대 경쟁사로 자리잡으며 애플과 같은 대형 고객사가 인텔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5일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경쟁의 판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인텔이 TSMC의 약점을 파고들며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가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인텔 대비 고객사 수주 물량과 공정 기술에서 모두 앞서나가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인텔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여러 공정을 일원화한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고 있어 TSMC보다 유리하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TSMC는 반도체 파운드리에만 집중하는 반면 인텔은 반도체 설계와 관련 개발도구, 테스트 설비와 영업조직 등을 모두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어 공급망 우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인텔은 대만에 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모두 운영하는 TSMC와 달리 전 세계 여러 대륙에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지정학적 안정성을 높인다고 강조한다.
TSMC가 미국과 중국 무역갈등,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점과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디지타임스는 “인텔은 이처럼 자사와 TSMC의 장단점을 모두 파악해 신중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이는 인텔이 우위를 점할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인텔이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TSMC나 삼성보다 훨씬 많은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유리한 요소로 꼽혔다.
애플과 같은 TSMC의 주요 미국 파운드리 고객사가 외부 압력으로 인텔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는 시나리오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미국 정부가 인텔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는 동시에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디지타임스는 “인텔이 최근 1~2년 사이 삼성전자를 대신해 TSMC의 가장 중요한 경쟁사로 자리잡았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이러한 가능성에 더욱 힘을 실었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다면 TSMC가 인텔이나 삼성전자에 위협을 받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이 자체 반도체 설계사업과 파운드리 사업을 완벽하게 분리하지 않아 TSMC와 달리 고객사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약점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됐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