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 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이며 주가 조정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강력한 실적모멘텀이 유효한 만큼 조정을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엔비디아 불패론’에 힘을 싣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 꺾이자 AI 반도체 과열 우려, ‘줍줍 기회’ 삼으라는 증권가

▲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8일(현지시각)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을 놓고 AI반도체 산업의 향후 전망이 추세적으로 꺾인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반도체 수요, 매출 등 펀더멘털 변화라기보다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극도의 과열국면 진입이 단기 급락의 이유다”며 “단기 차익실현의 빌미를 찾던 상황에서 브로드컴과 마벨의 실적 가이던스 실망감에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AI반도체산업에서 향후 엔비디아의 독주가 지속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전망도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는 AI반도체에 활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성능이 월등한 것을 넘어 AI용 반도체의 '생태계'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영국 언론 이코노미스트는 “엔비디아는 생성형AI용 GPU뿐 아니라 이들 GPU를 통합하는 반도체 네트워킹에도 강점을 지녔다”며 “또한 자율도가 높아 개발자들의 선호를 받는 반도체 소프트웨어에서도 경쟁사 대비 월등한 강점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올해 다양한 신제품군 출시를 앞두고 있어 경쟁 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릴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는 올해 2분기에 H200, 연말엔 H100 등 AI 데이터센터용 제품을 선보인다. H200은 H100보다 추론성능이 2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히려 미국 거시경제 환경이 증시에 우호적이며 AI반도체 버블 부담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며 “엔비디아 등 반도체주의 이번 조정은 단기 흔들림이며 향후 반등을 고려하면 조정시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금융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도 10일 “백만장자가 되고픈 투자자라면 지금 당장 엔비디아를 사야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다음주 ‘엔비디아 AI콘퍼런스’가 엔비디아 주가 반등의 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 꺾이자 AI 반도체 과열 우려, ‘줍줍 기회’ 삼으라는 증권가

▲ 미국 월가에선 엔비디아 목표주가가 1천 달러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한편 월가에선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1천 달러보다 높게 잡는 증권사도 나오고 있다.

로젠블랏 증권은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1400달러까지 높이면서 시가총액이 3조5천억 달러에 달해 마이크로소프트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딥워터 자산운용의 진 먼스터도 “향후 AI반도체 업황을 고려하면 엔비디아 목표주가 1천 달러도 보수적인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 밖에 베어드(Baird), 키뱅크(Keybanc), 번스타인(Bernstein), 룹캐피탈(Loop Capital), 사디프(Sadif) 등이 최근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1천 달러 이상으로 제시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8일 전날보다 5.55% 내린 875.28달러(약 115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5월31일 5.68% 하락마감한 이후 약 9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장외거래에서도 추가로 2.07% 내리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