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이커머스업체들이 국내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일부 물류업체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반면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은 입지를 중국 이커머스업체에 빼앗기고 있어 당분간 물류와 유통업종 사이 엇갈린 희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유통 울고 물류 웃고, CJ대한통운 한진 주가 기대감 인다

▲ 중국 이커머스의 확대로 CJ대한통운 등 물류 종목의 주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앱 데이터 분석업체 와이즈앱 등에 따르면 중국 이커머스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의 국내 앱 이용자 수가 모두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 이용자는 818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30% 증가했다.

테무와 쉬인은 각각 581만 명, 68만 명으로 나타났다. 테무는 지난해 7월 한국시장에 진출한 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쉬인은 이용자 수가 1년 전보다 386% 급증했다.

지난해 1~11월 기준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 순위에서도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각각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 이커머스업체들은 저가 매력을 앞세워 국내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중국 이커머스업체의 성장에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가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46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본 뒤 주가가 부진에 빠져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 주가가 오랜 기간 하락한 이유는 이커머스 등장에 따른 점유율 하락 등 외형 성장이 구조적으로 둔화하며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증권업계에선 중국 이커머스업체의 진출로 오히려 호재를 볼 가능성이 있는 물류업종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알리익스프레스와 손잡은 CJ대한통운이 있다.

CJ대한통운은 2021~2023년 쿠팡의 성장세에 주가가 힘을 잃었다. 쿠팡은 자체 배송 및 CJ대한통운의 경쟁 택배업체를 이용하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유통 울고 물류 웃고, CJ대한통운 한진 주가 기대감 인다

▲ 한진도 중국 이커머스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알리익스프레스가 쿠팡의 점유율을 뺏어오면서 CJ대한통운에 반등의 기회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리 익스프레스가 쿠팡의 물량을 뺏어오면서 CJ대한통운의 물동량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물류센터 확보, 신선식품 진출 등 사업 확장에 따라 물동량 상승폭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중국 이커머스의 등장으로 CJ대한통운의 물동량 부진 및 쿠팡 우려가 해소됐다”며 신규 목표주가로 18만1천 원을 제시했다. 8일 종가(12만7600원)에서 약 42%의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한진도 중국 이커머스업체의 국내 성장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한진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96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29% 증가했는데 중국 이커머스 해외 직구(직접구매) 증가로 택배 물량이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진은 인천공항, 인천항, 평택항 등에 통관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인기로 이들 통관장에서 신규 화주 유치 및 기존 고객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한진은 지난해 10월 인천공항 통관장 처리역량을 월 70만 건에서 110만 건 규모로 확대했으며 올해 월 220만 건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이커머스 성장이 한진의 택배물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한진의 통관장 규모 확충 효과가 가시화할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