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미국 오리건주 반도체공장에 ASML의 신형 반도체장비를 들이는 영상을 공개했다. 인텔이 공개한 하이NA EUV 반도체장비 홍보영상 일부. <인텔> |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네덜란드에서 들여온 ASML의 신형 EUV(극자외선) 반도체 장비를 미국 오리건주 공장에 설치하는 ‘언박싱(unboxing)’ 영상을 공개했다.
ASML의 하이NA EUV 장비 도입은 인텔이 첨단 미세공정 기술에서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상위 경쟁사를 추월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는 분명한 의미를 담고 있다.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는 5일 “인텔이 역사상 가장 큰 언박싱 비디오를 공개했다”며 “18A(1.8나노) 및 14A(1.4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은 공식 유튜브를 통해 하이NA EUV 장비 일부를 화물 비행기에서 내린 뒤 트럭으로 옮기고 오리건주 반도체 공장 클린룸 내부에 설치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ASML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새 EUV 장비를 글로벌 주요 반도체기업 가운데 인텔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다는 점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하이NA EUV 장비는 기존 EUV보다 더 미세한 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적합한 기술이 적용돼 있다. 주로 1나노대 반도체부터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인텔은 18A 공정에 시범적으로 하이NA EUV를 적용한 뒤 2026년 상용화하는 14A 공정부터 본격적으로 대량 양산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신형 EUV 장비 특성상 이를 반도체 파운드리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과 충분한 수율, 생산성 등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서둘러 장비 반입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텔이 목표한 대로 하이NA EUV 장비를 반도체 위탁생산에 본격적으로 도입한다면 삼성전자와 TSMC 등 상위 기업에 기술 우위를 확보할 잠재력이 있다.
하이NA EUV 장비 가격은 구성에 따라 다르지만 3억8천만 달러(약 5천억 원) 안팎에 이른다. 기존 EUV 장비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다른 반도체기업도 순차적으로 ASML의 하이NA EUV 장비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ASML은 이미 이러한 기업들로부터 10~20대 수준의 주문을 받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