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그룹이 글로벌사업 핵심과제인 인도네시아 은행 정상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서영호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 부사장은 외부 증권사 연구원 출신 ‘금융 전문가’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KB금융 해외사업 전반을 총괄한다.
 
KB금융 인도네시아 은행사업 정상화 시동, KB부코핀 'KB뱅크'로 새 출발

▲ KB금융그룹이 인도네시아 은행 사업 정상화에 힘을 싣는다.


4일 KB금융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상업은행 KB부코핀은행은 3월 들어 KB뱅크로 공식 새출발했다.

KB부코핀은행은 3일부터 공식 홈페이지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쓰는 은행의 이름과 로고도 ‘KB뱅크’로 전부 변경했다.

과거 부실에 빠졌던 부코핀은행의 이미지를 대신해 'KB'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인데 상반기 새로운 IT시스템 구축 마무리 시점에 맞춰 새로운 도약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사는 무형의 상품을 다루다 보니 상품 경쟁력만큼 기업 이미지도 중요하다”며 “인도네시아 KB뱅크 정상화를 위해 내부 역량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정상화 과정의 일부분으로 KB금융의 이미지와 역량을 강조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KB금융이 동남아시장 거점으로 점찍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국가로 꼽힌다.

KB금융은 인도네시아에 은행은 물론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를 모두 진출시켰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를 제2의 시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아직까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만 보더라도 2018년 부코핀은행 인수 뒤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모두 1조5천억 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했으나 여전히 적자를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KB뱅크(전 KB부코핀은행)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순손실 958억 원을 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순손실 2725억 원, 8021억 원을 봤다.
 
지난해 말 지주 해외사업 총괄로 발탁된 서영호 부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KB금융 인도네시아 은행사업 정상화 시동, KB부코핀 'KB뱅크'로 새 출발

▲ 서영호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 부사장.


서 부사장은 1966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1990년 신영증권 은행부문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도이치모건그렌펠, ABN암로, JP모건 등 외국계증권사 한국지점에서 일했다.

2017년 KB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상대적으로 뒤늦게 KB금융에 합류해 기본적으로 KB금융 내에서는 외부 출신 인사로 여겨진다.

서 부사장은 외부 출신임에도 2022년 이례적으로 지주 최고재무책임자에 올랐다.

그동안 지주 최고재무책임자는 주로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나 지주 내부 출신의 재무, 전략에 능통한 인사가 기용됐다. KB금융에서 비은행 계열사 출신이 지주의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은 것은 서 부사장이 처음이다.

서 부사장은 KB금융에 양종희 시대가 열린 뒤 지주 글로벌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다시 한 번 중용된 셈인데 지주 최고재무책임자 경험, 해외사업을 활발히 하는 외국계 증권사 경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주 최고재무책임자는 그룹 전반의 살림을 책임지는 자리로 보다 넓은 시야에서 그룹 인도네시아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그려볼 수 있다.

또한 서 부사장은 신영증권, 대우증권 등 국내 증권사뿐 아니라 도이치모건그렌펠, ABN암로, JP모건 등 해외 금융사 경험도 풍부하다. 해외사업을 활발히 하는 JP모건에서는 리서치헤드를 지내기도 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서 부사장이 이런 이력 때문에 KB금융 해외사업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상업은행 경영 정상화를 해결할 적임자로 낙점된 것으로 풀이됐다.

KB금융은 올해를 인도네시아 KB뱅크 정상화의 원년으로 삼고 사업 고도화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KB국민은행 분기보고서의 해외법인 경영계획을 살펴보면 인도네시아 KB뱅크는 도매부문 중심의 우량대출 증대를 통한 안정적 영업기반 확대와 시장 신뢰회복, IT인프라 개선을 통한 플랫폼사업 추진과 디지털채널 확보 등을 주요 사업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