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4-03-01 06:0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 최근 코스닥 주요 바이오주 주가가 신약 모멘텀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저 주가순자산비율(PBR)주 열풍이 한차례 수그러든 가운데 제약·바이오주가 간만에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신약 모멘텀, 기술 이전소식 등 호재가 따르는 코스닥시장 바이오주에 수급이 몰리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한 달 동안 코스닥시장에서 알테오젠 주가는 107.8%(8만3300원) 급등했다.
알테오젠 주가는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해 이날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HLB(20.2%), 오스코텍(16.0%), 유한양행(13.9%), 휴젤(21.0%), 덴티움(27.0%) 주가도 많이 올랐다. 주요 바이오기업으로 구성된 KRX헬스케어지수는 한 달 동안 6.6% 가량 상승하면서 시장 수익률(5.8%)을 웃도는 수준을 나타냈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흐름이 1월 이후 주춤한 가운데 코스닥 바이오주 중심으로 차별적인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2월 한 달 동안 코스닥 주요 바이오종목으로 구성된 코스닥150헬스케어 지수는 16.6% 상승했다.
미국 기준금리 조기인하 기대가 꺾이고 지난해 4분기 실적시즌이 막을 내리는 등 업종을 이끌 만한 공통적인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신약 관련 개별종목 호재들이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모습이다.
알테오젠은 22일 미국 제약기업 머크와 키트루다SC 품목 독점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등 급등흐름을 보였다. 2020년 계약업체와 품목이 비공개된 계약을 맺었던 알테오젠은 올해 2월 계약조건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 계약을 두고 현대차증권이 목표주가를 30만 원으로 대폭 높이고 업종 내 대장주로 추천하는 등 증권가의 호평이 이어졌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도 “알테오젠의 이번 계약변경 소식은 알테오젠 뿐만 아니라 국내 바이오텍 투자심리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개발하고 있는 폐암체료제 렉라자 병용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신약이 60일내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기존 예상했던 10월에서 2달가량 승인일자를 당겨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올해 실적개선이 전망된 유한양행과 렉라자에 일정 지분을 가지고 있는 오스코텍 주가가 함께 강세를 나타냈다.
휴젤 주가도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소송 등 불확실성은 남았지만 보툴리눔 톡신 미국시장 사업 방향성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024년 1분기 톡신 미국 FDA 품목 승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휴젤은 현재까지 FDA로부터 특별한 언급이 없어 1분기 품목허가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HLB도 간암 치료제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HLB는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 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으로 개발한 신약에 대해 미국 FDA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FDA는 5월16일까지 최종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이 밖에도 HLB의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올해 들어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강세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제약·바이오 바이오 업종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미국 연방준비제도>
제약·바이오 업종은 올해 고금리기조가 완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망업종으로 주목받았다. 초기에 많은 투자가 필요한 만큼 앞서 금리인상기에 직격타를 맞으면서주가 하락폭이 컸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에 대한 기대감이 지연되고 있지만 올해 내 통화정책 전환이 예고된 만큼 투자심리가 바닥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제약지수는 2021~2022년 동안 코로나19 시기 거품을 모두 반납하고 지난해 구조조정을 거치며 바닥을 다졌다”며 “금리 안정화와 기술이전 소식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돼 작은 호재에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PBR 업종 상승세가 한차례 꺾이고 업종별 순환매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바이오주를 비롯한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저PBR 테마가 약해지면서 다른 테마로 순환매가 강화될 것이다”며 “금리인하 기대가 계속 후퇴할 여건으로 판단돼 성장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금리인하에 가장 민감한 헬스케어 업종이 유망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