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4-02-21 14: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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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새로운미래와 결별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정치력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이 대표는 합당 이후 개혁신당의 ‘정체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자신의 핵심지지층으로 여겨지던 2030 남성들로부터 비판을 받으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월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낙연 전 대표와의 연합이 최종적으로 불발되면서 이 대표에게 족쇄가 됐던 정체성 논란은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 대표가 이번 합당 불발을 계기로 ‘개혁보수’ 색채를 명확히 하면서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동시에 현역의원을 영입해 개혁신당의 세력을 키워 합당 불발을 ‘전화위복’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개혁신당 홈페이지를 보면 새로운미래와 결별이 확정된 뒤 이준석 대표와 개혁신당 인사들을 응원하고 후원금을 보냈다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새로운미래와 합당 발표 뒤 탈당 의사를 밝힌 글들이 약 1천여 건 이상 올라왔었던 점과 비교할 때 개혁신당 지지층 가운데 상당수가 이번 결별을 반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체성 논란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반영하듯 이 대표를 비롯한 개혁신당 지도부는 이날 진행된 양정숙 의원 입당식에서 모두 당 색깔인 주황색 옷을 입었다.
이 대표는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 논의를 거쳐야 했던 것과 달리 자신을 비롯한 개혁신당 인사들이 주도하는 지도부 의사결정을 통해 ‘신속한’ 행보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개혁신당은 전날 ‘양육비 국가보증제’를 공약하며 새로운미래와의 합당 논의로 지지부진했던 정책발표도 다시 시작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질의응답에서 “공천관리위원회를 이번 주 안으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하며 개혁신당을 빠르게 수습해 총선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천하람 개혁신당 전 최고위원은 21일 KBS뉴스 무등의 아침에서 현재 당내 상황을 두고 “통합 선언을 하고 열흘 가량 되는 기간 동안 정책이라든지 아니면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는 작업을 거의 하지 못했다”라며 “정책 발표나 정무적 판단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된 점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가 당 방향성을 ‘진짜 민주당의 가치를 찾겠다’로 강조함에 따라 개혁신당은 현역의원 영입에 성공하면 합리적 개혁보수라는 제3지대의 대표성을 강조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개혁신당은 현재 민주당을 탈당한 조응천, 이원욱 의원을 비롯해 양향자, 양정숙 의원까지 민주당 출신 의원 4명을 확보한 상태인데 공천 결과에 따라 탈락한 국민의힘 의원이 합류한다면 거대 양당 세력을 모두 아우른다는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사진 오른쪽에서 세 번째)를 비롯한 개혁신당 지도부가 2월21일 양정숙 의원 영입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20일 KBS라디오 뉴스레터 K에서 "현재 양당에서 상당히 다수의 의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 직후 백브리핑에서도 이 대표는 “양당에서 일어나는 부당한 공천 행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고 만약에 그런 분들이 낙천되신 이유가 불합리한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표는 개혁신당의 현역의원 영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정체된 현재 지지율을 빠르게 회복할 필요성이 크다. 개혁신당의 지지율이 빠르게 상승하지 못한다면 현역의원들의 합류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
조응천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21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탈당하는 현역의원들은) 지금 총선 국면이기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고 (당에 합류하기 전에) 지지율을 먼저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새로운미래와 합당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개혁신당이 무당층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 대표는 20일 KBS라디오 뉴스레터K에서 "저희가 가져와야 될 표의 대부분은 결국에는 '모름', '없음'이나 아니면 소위 말하는 거대 양당에 표를 줄 수 없어서 차악의 지지를 하시는 분들"이라며 "빅텐트 해체가 (개혁신당 지지율에) 큰 부담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길리서치가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개혁신당 지지율은 5.4%, 같은 날 발표된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 개혁신당 지지도는 5.3%에 머물렀다. 개혁신당 창당 초기 두 자릿수 지지율의 절반 수준에 머문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