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반도체 생산에 인텔과 협력 추진, TSMC 패키징 공급부족의 대안

▲ 엔비디아가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생산에 TSMC뿐 아니라 인텔에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H100' 제품 이미지. <엔비디아>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H100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주력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TSMC에 이어 인텔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는 외국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1일 대만 경제일보가 업계에서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현재 인텔과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 생산에 손을 잡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동안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를 독점적으로 제조해 공급하고 있던 TSMC에 이어 인텔을 새 협력사로 선정하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인텔과 논의중인 생산 물량은 매달 H100 최대 30만 개 수준으로 전해졌다.

TSMC는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전체 물량의 90%가량을 제조하며 최대 협력사 지위를 지킬 것으로 예상됐다.

엔비디아가 TSMC에 이어 인텔과 협력을 추진하는 배경은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를 TSMC의 공급 능력이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H100과 A100 등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는 모두 TSMC의 CoWoS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생산되고 있다.

TSMC는 지난해부터 고사양 반도체 패키징 공급 능력이 엔비디아 등 고객사 수요 증가세를 따라잡기 어려워지자 서둘러 시설 투자를 확대하며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말까지는 증설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어려워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제일보는 “인텔의 참여는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 부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엔비디아와 인텔 사이 협력은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 제한될 것으로 예상됐다.

인공지능 반도체에 쓰이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생산은 TSMC가 계속 담당하고 이를 제품으로 조립하는 패키징 공정만 인텔에서 일부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엔비디아가 인텔과 협력해 인공지능 반도체 출하량을 늘리는 것은 HBM(고대역폭)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에도 수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는 “고사양 패키징 공정 일부를 인텔에 맡기는 것은 엔비디아가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며 “인텔의 패키징 공급 능력을 선점해 경쟁사 진입을 막는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