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나은행이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금융권에서는 각 시중은행이 지난해 4분기 상생금융 비용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하나은행이 지난해 순이익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바라본다.
▲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상생금융 비용의 전략적 반영을 통해 2023년 리딩뱅크 자리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첫 해 성적표에서 순이익 1위를 지켜낸다면 하나금융그룹 내 위상은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2023년 1분기 이후 KB국민은행에 내줬던 순이익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하며 연간 순이익에서 리딩뱅크 왕좌를 지킬 가능성이 나온다.
하나은행은 2023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2조7664억 원을 거뒀다. 890억 원 차이로 1위를 KB국민은행에 내주고 2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2023년도 연간 실적이 4분기 상생금융 비용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상생금융 관련 비용을 2023년 4분기와 2024년 실적에 나눠 반영하는데 어느 시기에 어느 정도 비용을 반영할지는 은행마다 다를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지난해 4분기 각각 3천억 원대와 2천억 원대 상생금융 비용을 인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인식해야 할 전체 상생금융 프로그램 지원금액은 각각 3720억 원, 3560억 원에 이른다.
하나은행이 KB국민은행보다 지난해 4분기 상생금융 비용을 상대적으로 덜 인식했다고 본 것인데 하나은행의 그동안 비용처리 방식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하나은행이 2년 연속 리딩뱅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하나은행은 2022년 처음 리딩뱅크에 올랐는데 당시 퇴직금 등 일회성비용을 적절하게 배분한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추정치인 만큼 실제 반영 수준은 다를 수 있지만 증권업계에서 바라보는 두 은행의 지난해 4분기 상생금융 추정 비용 차이가 많게는 1천억 원 이상 나는 만큼 하나은행이 2023년 전체 실적에서 KB국민은행을 제칠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하나은행이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리딩뱅크를 지킨다면
이승열 행장의 그룹 내 위상은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2022년 기준 하나금융그룹에서 유일하게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아시아 최고의 금융그룹'을 목표로 하는데 아시아 최고가 되려면 반드시 국내 1위에 올라야 한다.
하나금융은 31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하나은행을 포함한 그룹사의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