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든든한 수주를 바탕으로 외형 성장을 이뤄 2023년에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윤 사장은 올해 목표 매출을 지난해와 비슷하게 잡고 수주를 더욱 내실화하려 한다.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면서 신사업을 준비하는 기반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든든한 수주잔고에 작년 매출 신기록, 윤영준 올해는 수익성 도모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는 수익성에 좀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현대건설은 연결기준으로 2023년 4분기 매출 8조5984억 원, 영업이익 1445억 원, 순이익 748억 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증권업계 추정치인 매출 7조9326억 원, 영업이익 1911억 원, 순이익 1224억 원과 비교해 매출은 시장 기대치보다 높았지만 이익은 이를 밑돈 셈이다. 

2023년 2분기와 3분기 연속 시장 기대치를 웃돈 실적을 거둔 점을 고려하면 윤 사장으로서는 4분기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이 4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밑돈 영업이익을 거둔 이유로는 카타르 루사일플라자 타워 500억 원 일회성 비용을 반영한데다 주택사업 원가가 높아진 까닭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은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9조6514억 원, 영업이익 7854억 원, 순이익 6543억 원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연결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수익성은 소폭 후퇴했다. 현대건설 202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2.65%로 2022년보다 0.06%포인트 낮아졌다.

윤 사장은 올해 신규수주 목표는 2023년보다 내려 잡는 대신 수익성 개선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양질의 해외수주를 선별 수주하고 기존 수주 사업장을 매출화하면서 원가관리를 단단히 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현대건설은 올해 연결기준 매출 목표를 지난해 매출과 큰 차이가 없는 29조7천억 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수주 목표는 지난해 실적인 32조4913억 원보다 낮춘 28조9900억 원으로 잡았다. 

2023년 현대건설의 수주실적을 나눠보면 현대건설 별도 20조3384억 원(국내 12조6727억 원, 해외 7조6657억 원), 현대엔지니어링 11조8183억 원(국내 6조6463억 원, 해외 5조1720억 원), 기타 3339억 원 등이다. 

현대건설은 별도기준으로 올해 수주목표를 17조 원(국내 10조7천억 원, 해외 6조3천 억 원)으로 정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1조5천억 원(국내 6조1천억 원, 해외 5조5천억 원)이다.

현대건설은 주택사업에서 지난해 21개 현장을 준공했고 올해 42곳 공사를 끝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공사비가 폭등하기 직전인 2022년 이전 수주했던 사업장의 매출 반영이 마무리되고 공사비가 오른 이후 수주하기 시작한 사업장이 착공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해외 매출에 큰 보탬이 될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6조5500억 원)도 예전 수주보다 수주원가율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자푸라가스전 2단계 확장공사(3조1천억 원)도 마찬가지로 파악돼 플랜트사업 원가율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이날 실적 발표회를 통해 “2022~2023년에 착공한 사업장의 매출원가율이 정상적으로 회복돼 주택사업 수익성이 올해를 기점으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샤힌 프로젝트 및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 등도 좋은 원가구조로 수주한 만큼 플랜트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다”고 말했다. 

윤영준 사장은 주택사업 전문가로 관리부문에 강점이 있는데다 꼼꼼하고 세심하다는 평가를 받는만큼 올해 원가관리에 힘써 이익률 자체를 끌어올리려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2018년 5%를 보인 뒤 2019년 4.98%, 2020년 3.23%, 2021년 4.17%를 나타냈으나 공사비가 크게 오른 2022년에는 2.71%까지 후퇴했다
 
현대건설 든든한 수주잔고에 작년 매출 신기록, 윤영준 올해는 수익성 도모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아랫줄 오른쪽) 등 관계자들이 2023년 6월24일 사우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1,4번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사장이 현대건설의 지휘봉을 잡은 2021년 이후만 놓고보면 영업이익률이 지속 감소하고 있는 셈이다.

윤 사장은 2024년을 수익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세울 수 있는 원년으로 삼으려 한다. 

현대건설은 2024년을 초격차 기술확보, 에너지 가치사슬 확대, 고부가가치 해외사업 추진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전력구매계약을 시작으로 친환경 신사업을 본격화할 채비도 갖추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3년 10월 현대모비스와 2048년까지 총 150GWh 규모의 가상전력구매계약을 체결했고 이어 2023년 11월23일 현대차와 울산공장에서 전력구매계약(PPA)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울산 공장에 태양광 재생에너지 64MW(메가와트)를 조달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전력구매계약사업도 기아차 또는 현대모비스와 추가계약을 추진하고 그룹사 외에 다른 쪽까지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소형모듈원전 등 차세대 원전시장에서 원천 기술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나가고 수소 가치사슬 독자적 설계 및 EPC(설계·조달·시공) 역량 확보를 통한 시장 선점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