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라늄 가격 17년 만에 최고치, 전력 수요 급증과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 팔산화삼우라늄(U3O8)으로 가공하기 전 '옐로케이크(Yellow Cake)' 상태의 우라늄 광석. 우라늄은 가공단계와 방식에 따라 띄는 색이 달라진다. < Flickr >

[비즈니스포스트] 국제 우라늄 거래 가격이 거의 17년 만에 최고 수준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원자력발전을 위한 우라늄 재고 감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우라늄 구매 제한이 가격 상승을 촉발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우라늄 가격이 향후 몇 년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보도했다.

우라늄 시장정보업체 UxC에 따르면 우라늄 가격은 2007년 이래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특히 팔산화삼우라늄(U3O8)이 현지시각으로 8일 1파운드당 92.50달러(약 12만2146원)에 거래됐다.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에 따르면 팔산화삼우라늄은 우라늄이 가공될 수 있는 가장 안정적 형태로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우라늄의 가공 형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우라늄 가격이 오르면서 카메코 등 광물 기업들의 주가 역시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카메코의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71% 이상 뛴 것으로 파악됐다.

우라늄과 관련된 실물 상품을 가지고 있는 우라늄 관련 펀드 ‘스프로트 피지컬 우라늄 트러스트’, ‘옐로케이크’의 가치도 각각 74%, 58% 올랐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펀드들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우라늄 광물을 대량 구매하면서 가격 상승에 부분적으로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우라늄 가격 급등의 핵심 원인은 세계 전력 수요가 늘면서 전력업체들의 연료 구매 수요가 증가한 데 있다.

UxC는 각국 전력업체들의 우라늄 구매 계약을 종합한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1억6천만 파운드(약 7만2천 톤)에 달했다고 밝혔다. 2012년 이래 최대 규모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같은 구매 계약 급증에는 각각 2016년, 2013년부터 꾸준한 감소세를 탄 미국과 유럽연합의 우라늄 재고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여타 소비재와 달리 우라늄은 가격이 높아졌다고 해서 수요가 줄어들지도 않아 가격이 꾸준하게 올랐다. 각국의 원자로가 발전을 계속하려면 우라늄 구매를 중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발 우라늄을 구매가 제한된 것도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는 세계 우라늄 농축 설비 가운데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하원은 지난해 1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능력을 저하시키기 위해 러시아산 우라늄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고 상원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우라늄 수입 금지법은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운 반면 전력업체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앤드류 웡 RBC 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러시아의 대미 핵연료 수출 수익은 연간 5~10억 달러(약 6602억 원~1조32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러시아가 하루 내지 이틀 동안 버는 원유와 천연가스 수익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세계원자력협회(WAN)은 향후 우라늄 가격이 1파운드당 100달러 전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보다 더 높은 115달러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