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분기 실적시즌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코스피 조정세가 길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주가 일제히 시장 눈높이에 못 미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초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증시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기대되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연초 코스피지수 조정세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IT 대형주들이 잇따라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는 점은 증시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7조 원, 영업이익 2조8천억 원을 거뒀다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영업이익 기준 시장 전망치(컨센서스)인 3조7441억 원에 1조 원 가량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2.35% 급락하면서 지수 약세를 이끌었다. SK증권은 “삼성전자가 지수에 (-)12.9포인트를 기여하면서 지수 하락폭(6.58포인트)에 대부분의 지분을 담당했다”고 분석했다.
9일 코스피 시가총액 3위 LG에너지솔루션도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3382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세액공제(AMPC) 보조금(2501억 원)이 포함되면서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5% 늘어났지만 시장 전망치(5877억 원)는 40% 가량 밑돌았다.
이에 따른 증권사 목표주가 하향이 이어지면서 이날 주가가 1.68% 하락하기도 했다.
앞서 8일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도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125억 원을 내며 시장 전망치(5488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수 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주들이 연달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면서 코스피지수 조정세가 길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9.26포인트(0.75%) 하락한 2541.9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3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연초 2660선 후반에서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조정을 겪으면서 이날 2540선까지 낮아졌다.
현재 코스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경계감이 약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연초 이런 조정을 끊을 만한 모멘텀으로 4분기 실적시즌을 꼽았다. 하지만 연말 상승랠리로 높아진 주가수준을 실적이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조정장세가 예상보다 길게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참여자들은 향후 이익 전망치가 얼마나 하향 조정될 지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주력 IT 대형주들의 잇따른 어닝쇼크로 2023년 연간 영업이익은 173조6천억 원에서 172조1천억 원으로 1조5천억 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바라봤다.
증시가 상승추세로 다시 돌아서기 위한 요인으로는 미국 대형 IT기업들의 호실적 발표가 꼽힌다.
예상보다 낮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거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살아나는 경우도 증시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재차 상승하기 위해서는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하폭에 대한 투자자들과 연준 간의 간극이 좁혀지거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추가적인 실적 개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