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가 올해는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이끈지 3년이 넘었고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올해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이 대표가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바라보는 정반대 시선, 이재실 올해 확실한 성과 보여줄까

▲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이 올해 확실한 성과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10일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 현대백화점면세점 실적에 대해 정반대의 분석이 나온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 창사 이후 첫 분기 흑자를 냈다. 하지만 4분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을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 것이다.

흥국증권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작년 4분기에 흑자폭이 더 커졌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30억 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두 증권사가 내용이 정반대인 보고서를 내놨다는 것은 아직 현대백화점면세점 실적이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으로도 읽힌다. 올해 이 대표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이 대표는 2020년 11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백화점면세점을 맡았다. 1988년 입사해 35년 넘게 현대백화점에서만 일한 ‘현대맨’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실시된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처음으로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3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4일 전에 실시된 인사였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흑자전환에 성공한 성과를 인정받은 것 아니겠냐는 분석이 많았다.

지난 인사에서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신임을 받았지만 올해는 더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흑자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작업을 이미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 현대백화점면세점 시장점유율이 하락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시장점유율 하락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전략적 선택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시장점유율 하락은 수익성 개선을 기조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며 “무작정 매출 볼륨을 키우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과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것보다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바라보는 정반대 시선, 이재실 올해 확실한 성과 보여줄까

▲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올해 면세점 영업환경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면세점업계 실적이 기대보다 좋지 않았던 것도 중국인 단체관광객 회복이 예상보다 더뎠기 때문이다. 단체관광 규모가 작아지고 개별관광을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면세점 업황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

문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까다.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으로서는 쉽지 않은 과제다.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무리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다 보면 수익성은 나빠질 수 밖에 없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개별관광객 유치와 내국인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체험형 이벤트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인천공항면세점 사업 역량 강화와 이종 산업 제휴 마케팅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수익성에 대한 고민은 계속 하고 있고 건강하게 몸집을 키워야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올해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로는 처음으로 한국면세점협회 협회장 자리에도 도전한다.

한국면세점협회는 2020년 롯데면세점·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 대표가 각각 1년씩 돌아가면서 협회장직을 수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원래대로라면 올해 협회장은 롯데면세점 대표가 맡아야 한다.

하지만 이 대표가 협회장 후보에 올랐다. 이번에 제9대 협회장인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가 협회장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면세점업계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 위치가 많이 올라왔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유신열 신세계면세점 대표가 차기 회장을 추천하게 되는데 여기에 이 대표를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큰 문제만 없다면 2월 총회에서 의결을 거쳐 이 대표가 회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