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떠나는 박진, "한미일 협력 강화 성과" "엑스포 유치 실패 아쉬워"

박진 외교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서희홀에서 열린 이임식에 참석해 연설을 마친 뒤 박수를 치며 단상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박진 외교부 장관이 1년8개월여 임기를 마무리하고 국회로 돌아간다.

박 장관은 한미동맹 재건과 한일 관계의 완전한 정상화를 통한 한미일 협력 강화 등을 성과로 꼽았지만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를 아쉬운 점으로 들기도 했다.

박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국가 이익, 보편적 가치, 그리고 외교 전략이 서로 맥을 같이 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거시적으로 눈을 크게 뜨고 판단하면서 미시적으로 세심하게 챙겨나가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외교부가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으로 취임해 이날 이임식을 끝으로 약 20개월 동안의 장관 일정을 공식적으로 마무리했다. 박 장관은 임기 중 모두 38차례 출장을 다녔다. 

그는 “1977년 만 20세에 새내기 외무사무관으로 청운의 꿈을 안고 공직생활을 시작한 저에게 있어서는 친정이라 할 수 있는 외교부에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돼 기뻤다”며 “함께한 시간들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주요 외교 성과로 △수단 무력 충돌,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 가자지구 전쟁 속 우리 국민 구출 △2030 청년들의 해외진출 기회 확대 △재외동포청 신설 △활발한 민생경제·경제안보 외교 △한미동맹 재건과 한일 관계의 완전한 정상화를 통한 한미일 협력 강화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전년 대비 40% 확대 △외교부 예산 사상 첫 4조 원 시대 등을 꼽았다.

그는 “우리 정부의 국정 운영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외교 분야가 국민으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외교는 정부 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직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는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실패를 들었다.

그는 “민관이 한 팀이 돼 노력했던 엑스포 유치에는 애석하게도 성공하지 못했다”면서도 “전방위 유치 활동을 통해서 글로벌 외교망을 확대하고 공급망을 다양화했고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조태열 후임 장관에게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 실현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글로벌 복합위기 시대의 우리 대한민국이 처한 외교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전문 외교관으로서 풍부한 외교 경험과 전문성 뿐 아니라 훌륭한 인품을 가진 신임 장관과 함께 외교부가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 실현을 위해 일취월장 발전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국민의힘 4선 의원인 박 장관은 강남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박 장관은 종로에서 3선을 지냈지만 8년 간의 공백 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강남을 지역구로 출마해 전현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올해 총선에서도 강남을에서 재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박 장관은 “이제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돌아간다”며 “입법부로 돌아가서는 외교부 예산 및 인력 확대와 직원 복지 증진을 위해 더욱 더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여권에서 제기되는 ‘수도권 험지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 지역구로 돌아가서 열심히 뛰겠다”고 선을 그으며 “국회로 돌아가면 국가의 미래 발전은 물론이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조태열 장관 임명안을 재가했다. 취임식은 11일 비공개로 열린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