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와 소프트웨어 회사로도 우뚝 선다, CES 2024서 비전 발표

▲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4 미디어데이에서 (오른쪽부터) 김창환 현대차 전무, 팻 윌슨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함께 수소관련 협력 방안에 대해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에서 수소와 소프트웨어로 대전환으로 인류 삶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미래 비전을 내놨다.

현대차는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4 미디어데이에서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 : 이즈 에브리 웨이(Ease every way)'를 주제로 미래 비전을 밝혔다.

현대차는 현대차그룹의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기반으로 완성될 수소 에너지 생태계 및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기반의 대전환이 세상에 불러올 '인간 중심적인 삶의 혁신' 가치와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CES에서 현대차는 모빌리티 측면의 '이동'을 넘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혁신으로 일상 전반에 편안함을 더하는 것을 현대차의 역할로 새로 정의했다.

이는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종합 '수소' 솔루션과 △사람, 모빌리티, 데이터, 도시를 연결해 최적 생태계 구축을 위한 '소프트웨어' 혁신 등 크게 2가지 방향으로 구체화된다.

올해 CES에서 현대차는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고 수소의 생산·저장·운송·등 모든 단계에서 고객의 다양한 환경적 특성과 수요에 맞춰 패키지를 제공하는 'HTWO 그리드(Grid)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수소 생산 관련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궁극적 친환경 수소인 그린 수소(생산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탄소배출 없이 생산되는 수소) 생산을 위해 현대차는 수 년 내 메가와트(MW)급 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PEM) 양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PEM 수전해는 화합물 없이 물만을 원료로 사용해 수소 순도가 높고 반응 응답성이 빨리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에 용이하다.

PEM 수전해 생산비용은 알카라인 수전해와 비교해  1.5배가량 비싸지만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 부품 및 생산 인프라 공용화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폐기물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기술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은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W2H)과 폐플라스틱을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P2H) 등 두가지로 나뉜다.

W2H는 음식물 쓰레기, 하수슬러지(수처리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 가축분뇨 등의 유기성 폐기물에서 발생된 메탄을 정제해 바이오가스를 만든 뒤 수소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지역 내에 수소 생산 거점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P2H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플라스틱을 액체 상태로 녹이고 가스화 공정을 통해 합성가스를 생산한 뒤 이를 정제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의 생산뿐 아니라, 저장, 운송 및 활용과 관련한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서울 광진구에서 이동형 수소 충전소를 운영 중이며 이를 제주도 등으로 확장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의 정부·민간 합작프로젝트에 W2H 생산 모델 중심의 HTWO 그리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수소 관련 실증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모빌리티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과 협업해 탄소중립 물류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현대차그룹 전기차전용공장(HMGMA)이 건설되고 있는 조지아주와도 사바나 지역의 청정 물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트랙터를 물류에 도입하고 수소 충전소 등의 인프라를 조지아주와 함께 구축할 계획을 세웠다.

이밖에도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수소 수요 창출에 기여해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연간 수소 소비량을 지난해 1만3천 톤에서 2035년 약 300만 톤으로 늘린다. 

현대차는 수소차 넥쏘 후속 모델도 내년에 출시한다.

현대차는 CES 2024에서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 제약을 넘어 '사용자 중심'의 최적화된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대전환을 위한 그룹 중장기 전략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이 목표하는SDx는 모든 이동 솔루션 및 서비스가 자동화, 자율화되고 끊김없이 연결되는 것이다. 

SDx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 개발 체계를 전환하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에서 출발한다. SDV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하고 각각 개별적 개발 및 업데이트가 가능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아키텍처'를 구축하는 것을 뜻한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개발 전환은 차량 개발 시스템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높여 언제나 최신의 차량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차량 등으로 이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AI)과 접목해 다양한 이동 솔루션으로 확장한 뒤 로지스틱스, 도시 운영 체계 등과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현대차그룹 SDx의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강화 계획도 밝혔다.

차량용 앱마켓 구축을 통해 외부 개발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킬러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공유한다.

또 자체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 (LLM)5 기반 음성 어시스턴트와 인공지능(AI)내비게이션을 적용해 사용자가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차량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UX)을 구현할 계획을 세웠다.

SDV개발 방식이 모빌리티 전반에 확산하면 차량의 정확한 위치와 상태를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함으로써 차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 데이터 수집부터 모델 학습, 평가 및 배포까지 운영되는 머신 러닝 프로세스(MLOps)를 적용하기 쉬워져 MLOps 적용 차량 기술과 서비스는 자동으로 업데이트되고 문제 발생시 즉각 해결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이런 과정이 이동 디바이스, 모빌리티, 로지스틱스 나아가 도시 전반 체계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SDx 전략의 최종 지향점인 '클라우드 트랜스포테이션'에서는 사람과 디바이스, 도시 인프라가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가 구축된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요응답형 셔틀과 자율주행 택시 및 호출플랫폼 등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를 국내 여러 도시에서 운영하고 지역을 확대해가며 클라우드 트랜스포테이션의 구현을 위한 데이터 자산을 축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행사에서 그룹의 소프트웨어 개발 철학인 "서비스-디파인드(Service-defined), 세이프티-디자인드(Safety-designed)"도 최초로 발표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 상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사용자의 수요에서 출발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한다는 뜻이다.

송창현 현대차 SDV 본부장 사장은 "SDx의 핵심은 사용자 중심으로 구현되는 것"이라며 "세상의 모든 이동을 지식과 혁신의 원천으로 삼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