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 돌파구 있나] 삼성전자 3대사업 경쟁 격화, 이재용 '뉴삼성' 갈림길

▲ 삼성전자의 3대사업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24년은 이재용 회장의 '뉴삼성'이 성공하느냐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편집자 주>
2024년, 삼성전자가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암울했던 ‘혹한기’를 지나 따스한 봄을 맞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모든 주력 사업에서 모두 막강한 경쟁자를 두고 있어 자칫 잘못된 길로 들어섰을 경우 그동안 쌓아온 경쟁력을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공존한다.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중심으로 그 어느 해보다도 많은 경영환경의 변화가 있을 올해 삼성전자가 당면한 현안과 나아가야 할 길을 짚어본다.


[1] 삼성전자 3대사업 경쟁 격화, 이재용 '뉴삼성' 갈림길 섰다 
[2] 삼성전자 메모리 ‘초격차’ 위협 요인 증가, 2024년 저력 보여준다 
[3] 삼성전자 파운드리, 2나노에서 도약 노린다 
[4] 삼성전자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소프트웨어에 달려, 노태문 AI폰으로 승부
[5] 삼성전자 백색가전 위기, 한종희 초연결과 인공지능에 미래 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뉴삼성’으로 가기 위한 갈림길에 서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3대 사업에서 모두 쉽지 않은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올해가 승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회장은 경영진의 ‘신구조화’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첨단반도체 등 기술 경쟁력을 고도화하는 한편 향후 산업의 판도를 바꿀 아이디어를 찾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3대사업' 모두 경쟁 격화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의 실적부진을 극복하고 2024년 큰 폭의 실적반등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실적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2023년 말부터 반등하기 시작했고 스마트폰과 가전 수요도 다시 살아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의 2024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34조527억 원으로 2023년 영업이익 추정치 7조2354억 원보다 약 370%나 높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랜 기간 반도체 업황을 괴롭혀 왔던 과잉 재고가 새해 들어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이며 대규모 감산 이후 '공급자 우위'로 돌아선 메모리반도체는 '과잉 재고의 소진과 함께 가격의 상승 탄력이 강해지는' 업황이 펼쳐질 것”이라며 “이는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삼성전자의 2024년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삼성 위기, 돌파구 있나] 삼성전자 3대사업 경쟁 격화, 이재용 '뉴삼성' 갈림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자>


하지만 업황 회복과 별개로 삼성전자가 마주한 경쟁상황은 절대 녹록치 않다.

삼성전자는 이미 핵심 사업인 반도체 사업에서부터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먹거리로 삼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선두주자인 TSMC와 격차를 유의미하게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쟁자인 인텔의 추격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인텔은 2024년 인텔 20A(2나노급), 2025년 18A(1.8나노급) 공정을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2나노 양산 계획보다 다소 빠르다.

게다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인텔은 2나노 이하 미세공정의 핵심장비인 하이NA EUV(극자외선) 장비를 선점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서도 ‘초격차’가 많이 사라졌다.

특히 지난해 HBM(고대역폭메모리), 서버용 DDR5 등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일부 뺏기면서 삼성전자 내외부에 위기감이 퍼진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23년 전략적, 기술적 측면 모두에서 경쟁 업체에 뒤지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2024년은 굉장히 많은 것들을 증명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마트폰과 가전사업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여전히 애플과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데 그동안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이던 중저가폰에서 중국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가전사업도 프리미엄 라인업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2023년 실적부진의 늪에 빠졌던 만큼 올해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재용, ‘뉴삼성’ 갈림길에 놓여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이 2024년 삼성전자 인사·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고 전영현 부회장을 단장으로 임명한 것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삼성전자의 성장동력이 될 아이디어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삼성 위기, 돌파구 있나] 삼성전자 3대사업 경쟁 격화, 이재용 '뉴삼성' 갈림길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과 경계현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은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미래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존 주력사업에서는 ‘신구조화’를 통한 재도약을 노린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의 투톱체제를 유지하는 등 사장단 변화를 최소화했다. 반면 젊은 부사장급 인재들을 적극 발탁하며 새로운 경영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극 차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신기술 개발 인력들이 대거 승진, 발탁된 만큼 2024년에는 기술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메모리반도체사업에서는 HBM 사업에서 경쟁우위를 되찾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된다.

삼성전자는 2023년 말~2024년 초 엔비디아를 시작으로 HBM3 공급을 시작해 2024년 HBM 생산량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말에는 SK하이닉스의 HBM 생산량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운드리는 대형 고객사 확보에 사활을 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2022년부터 퀄컴,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3나노 파운드리를 수주하기 위해 움직였는데 올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스마트폰에서는 인공지능을 기기 자체에서 구현하는 '온디바이스AI'로 애플에 도전장을 내민다.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준비에 늦은 애플보다 먼저 움직임으로써 현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도를 뒤집을 기회를 잡은 셈이다.

IT전문매체 톰스가이드는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는 인공지능 기능을 통해 애플 아이폰15 시리즈를 압도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가전사업에서도 인공지능 기능 강화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가 1월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4’에서 선보이는 ‘식재료 자동관리’ 기술은 인공지능을 가전 제품에 도입한 결과물이다. 인공지능으로 식재료를 더욱 스마트하게 관리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인데 향후 냉장고 뿐만 아니라 세탁기, 에어컨과 같은 기기에도 인공지능이 대거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이 1980년~2000년대 첨단 제조업 중심의 경제전환을 통해 상승곡선을 그렸던 대한민국과 삼성전자의 새로운 동력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1위 컨설팅기업 맥킨지앤드컴퍼니는 “한국이 기존에 추구해 오던 생산 주도의 성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초격차’를 이루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원천기술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을 다수 창출해야 한다”며 “첨단전자 및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서 생성형AI를 활용해 막대한 경제적 효과 창출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