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손잡고 진행한 지분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갔다.

쉽지 않은 거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만큼 예상된 결과였다는 반응이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고도 공개매수에 실패하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다툼 이변 없었다, MBK ‘기업사냥꾼’ 이미지만 커져

▲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실패하면서 기업사냥꾼이라는 이미지만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MBK파트너는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로 진행한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전체 지분의 8.83%에 이르는 838만8317주가 응모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최소목표지분인 20.35%에 미달하면서 MBK파트너스는 응모주식 전부를 매수하지 않기로 했다. 

결국 이변은 없었다. 당초 최대주주인 조현범 회장의 지분이 40%를 넘기면서 어려운 거래라는 평가가 나오던 가운데 주요주주인 조양래 명예회장이 차남인 조 회장을 지지하면서 승기가 기울었다.

조 명예회장이 장내매수를 통해 연일 지분을 늘리고 효성 계열사(효성첨단소재)도 조 회장 측에 우호지분을 몰아주면서 이번 분쟁도 싱겁게 끝이 났다. 

MBK파트너스 측도 가능한 수단을 동원했지만 흐름을 돌리진 못했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를 2만4천 원으로 상향하며 대응에 나섰다.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부정거래 의혹 제기, 공개매수 마지막 날까지 호소문을 내는 등 공개매수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있어 최소지분을 채우지 못한다면 응모 주식을 모두 사들이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었던 만큼 실패에 따른 금전적인 타격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만 한국타이어 오너일가 경영권분쟁이 입장발표를 통한 상호 비방전으로 번지면서 참전한 MBK파트너스도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MBK파트너스와 공개매수를 추진했던 조현식, 조희원씨는 기업을 사모펀드에 넘기려고 했다는 비난을 들었다. 조 회장은 MBK에 대해서는 “MBK가 무모한 거래에 도전했다”며 “아니면 말고 식의 딜에 참여해서 시장에 혼란을 주는 건 지양하면 좋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로 국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파수꾼 역할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이번 시도가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내부 갈등을 틈타 한국컴퍼니의 경영권을 뺏으려 드는 시도로 해석되면서 ‘기업사냥꾼’으로서의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다툼 이변 없었다, MBK ‘기업사냥꾼’ 이미지만 커져

▲ 한국앤컴퍼니 본사 전경. 


MBK파트너스가 참전하면서 창업주인 조양래 명예회장이 “평생 일군 회사를 사모펀드에 내줄 수 없다”며 입장을 낸 뒤 사재를 털어 경영권 방어를 도왔다. 한국타이어 노조도 입장문을 통해 “외국계 자본의 적대적 M&A 시도를 결사반대한다”고 밝히면서 MBK를 경계하기도 했다.

공개매수는 일단락 됐지만 양측은 당분간 부정거래 의혹을 두고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MBK파트너스가 조 명예회장의 지분매입이 시세조종 의혹을 제기하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고, 한국거래소는 특별 심리에 들어갔다.

이에 대응 격으로 조 회장 측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시도가 시장참여자에게 혼란만 줬다며 주장하고 있다. 조 회장은 공개매수 발표 이전 사전매매 의혹을 제기하면서 금융당국에 의혹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발표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