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엔비디아 수주' 기대감에 주가 상승, TSMC 삼성전자 파운드리 위협

▲ 인텔 주가가 엔비디아 반도체 파운드리 수주 기대감을 반영해 상승했다. 미국 인텔 반도체공장 내부 사진. <인텔>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인텔 주가가 상승해 52주 신고가에 근접하며 장을 마쳤다.

엔비디아 CFO(최고재무책임자)가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인텔을 새 파운드리 협력사로 고려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뒤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진 영향을 받았다.

현지시각으로 12일 미국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4.31% 상승한 44.54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52주 최고가인 45.34달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투자전문지 모틀리풀은 “엔비디아 CFO의 코멘트가 장 초반부터 인텔 주가를 강세로 이끌었다”며 두 회사 사이 협력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콜렛 크레스 엔비디아 CFO는 최근 증권사 UBS가 주최한 글로벌 기술 콘퍼런스에서 인텔을 파운드리 협력사로 고려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인텔 파운드리 활용을 ‘기꺼이 검토하겠다(would love to)’고 말하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크레스 CFO는 엔비디아의 현재 협력업체인 TSMC 및 삼성전자와 관련해서도 언급하며 “우리가 세 번째 파운드리 업체와 손을 잡는 데 전혀 방해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TSMC나 삼성전자에 맡기던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일부를 인텔에 충분히 맡길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발언이 투자자들에게 뒤늦게 주목받으며 인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엔비디아의 인텔 파운드리 활용 가능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대만에서 열린 IT행사에 참석해 “인텔의 샘플 반도체 생산 결과는 만족스럽다”고 말하며 엔비디아와 협력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인텔은 TSMC와 삼성전자를 뒤따라 첨단 파운드리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했지만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앞세워 단기간에 삼성전자를 뛰어넘고 2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반도체 설계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일은 이러한 계획을 현실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최근 인텔이 대형 고객사에서 대규모 파운드리 주문을 수주하고 막대한 선금까지 받았다고 발표했다. 해당 업체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인텔의 파운드리 물량을 벌써부터 선점하고 대금도 미리 지불할 만한 고객사는 엔비디아가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재까지 인텔의 파운드리 활용 검토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대형 고객사는 사실상 엔비디아가 유일하고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물량 확보도 다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모틀리풀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와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최대 18개월에 이르는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며 “인텔과 같은 업체에 협력하는 일은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