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스피(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서 오르고 내리는 것)가 이어지면서 향후 증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12~13일 동안 올해 마지막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미국 FOMC 뒤에도 마땅찮은 국내 증시 모멘텀, 연말 '박스피' 대응 전략은

▲ 코스피지수는 최근 2490~2520포인트 좁은 박스권 내에 갇혀 움직이고 있다. 사진은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주요국 통화정책 이벤트를 앞두고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2500선 안팎에서 좁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FOMC 정례회의 결과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금리인상은 마무리됐다는 인식이 퍼진 가운데 시장은 내년 금리인하 시점과 규모에 대한 단서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FOMC 이후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 시장에서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올랐지만 FOMC 결과가 이를 충족하지 못하거나 시장의 기대감을 누그러뜨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코스피도 박스권 등락흐름을 이어가거나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정책 신뢰도와 지난주 금요일 공개된 고용지표를 감안하면 연준이 굳이 빠른 금리인하 신호를 보낼 필요가 없다"며 "이처럼 점도표나 자산긴축과 관련해 특별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으면 주식시장은 지금처럼 좁은 범위에서 숨을 고르는 흐름을 보일 수 있다. 정황상 그럴 확률이 반대 상황보다 높다"고 판단했다. 

임재규 KB증권 연구원도 “연준은 2024년 점도표를 하향 조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며 2024년 한차례 이상의 금리인하를 전망해도 시장의 전망보다는 횟수가 적을 것이다”며 “연준이 새롭게 발표하는 점도표는 매파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경우 코스피 횡보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관투자자들의 회계장부 마감(북 클로징), 대주주 양도세 등을 이유로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뚜렷한 모멘텀 없이 테마주, 방어주 중심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FOMC 뒤에도 마땅찮은 국내 증시 모멘텀, 연말 '박스피' 대응 전략은

▲ AMD의 AI 칩 MI300X 출시 모습. <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중소형주 중심 테마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모멘텀에 주목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년 주기로 새로운 시대가 개화하는데 2020년대는 AI 시대가 될 것이다”며 “2023년에는 클라우드 GPU, HBM에 관심이 집중됐다면 2024년에는 챗봇을 넘어 Edge AI, NPU, AI 보안, XR, 자율주행 등이 새로운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증권도 삼성SDS, 리노공업, 이수페타시스 등 AI/소부장 관련주를 짧은 테마장세에 대응하기 위한 종목으로 추천했다. 

중장기적 관점 속에서는 반도체 등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FOMC 전후로 단기 변동성은 커지겠지만 2024년 주도주 랠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삼성증권은 “테마장세 속 긴 주도주 랠리에 대비해야 한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물산 등 턴어라운드가 시작된 종목과 낮은 밸류에이션 속 로봇 모멘텀이 더해진 LIG넥스원을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대신증권도 “11, 12월 외국인 순매수 순매수세가 유입되고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 개선세가 이어지는 반도체, 소프트웨어, 건강관리, 자동차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을 유지한다”며 “연말까지 포트폴리오 구축에 있어 중심 축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