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의 EV9 랜드 4륜구동 차량이 11월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A오토쇼에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기아 신형 전기차 'EV9'이 경쟁작으로 꼽히는 테슬라 '모델X'와 비교해 주행거리 등 측면에서 약점을 안고 있다는 외신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디자인과 내부 공간, 편의성과 인터페이스 등 측면에서 우수성을 갖춰 모델X에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의 칼럼니스트 댄 닐은 연재 칼럼 럼블시트(Rumble Seat)를 통해 “테슬라 모델X는 기아 EV9과 비교해 기술 수준이나 공학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EV9은 1회 충전으로 최대 304마일(489㎞)의 주행거리를 구현한다. 최고 사양인 GT라인(그랜드 투어링) 4륜구동(AWD)의 경우 미국 연방환경보호청(EPA)에서 측정한 주행거리 기준 270마일(434㎞)을 갈 수 있다.
반면 테슬라 모델X는 미국 연방환경보호청으로부터 348마일(560㎞)까지 주행 가능하다는 점을 인증받았다. 모델X의 주행 거리가 EV9 GT라인 AWD와 비교해 약 130㎞ 긴 셈이다.
댄 닐은 기아 경영진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테슬라와 격차를 줄이고자 400마일 이상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배터리팩을 탑재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아는 EV9의 비교적 짧은 주행거리를 보조하기 위해 초고속 충전 기술을 탑재했다. 충전을 시작한 뒤 25분 안에 배터리 전체 용량의 최대 80%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다.
테슬라 모델X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하기 위해서는 '슈퍼차저'로 약 30분의 시간이 걸린다.
가격과 제로백 등 사양에서도 두 모델이 일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아 EV9 GT라인 AWD의 경우 미국에서 판매 시작 가격이 7만3900달러(약 9658만 원)다. 조지아주 서배너에 짓고 있는 배터리공장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다.
댄 닐은 다만 기아 차량을 리스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IRA에 따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모델X의 기본 사양 가격은 7만9900달러(약 1억442만 원)이지만 IRA 세액공제를 받으면 7만2490달러(약 9469만 원)까지 떨어진다.
그 외에 정지상태에서 100㎞/h(60mph)까지 가속하는 데 EV9은 4.5초, 모델 X는 3.8초가 걸린다. 두 차종이 끌 수 있는 최대 견인 무게(towing capacity)는 5천 파운드(약 2267㎏)로 같다.
댄 닐은 EV9이 모델X와 예상보다 더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만한 차량이라며 EV9을 시승해본 사람들은 모두 넓은 내부 공간과 디자인 등에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EV9의 전반적인 기술력과 인터페이스, 편의성과 콘텐츠 활용성 등 측면에도 좋은 평가를 제시하며 "테슬라의 대안을 찾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