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12-07 16: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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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6개월 한국앤컴퍼니 주가 추이.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앤컴퍼니를 둘러싼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면서 주가 흐름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가격인 2만 원을 웃돌면서 목표 지분 확보 관철을 위해 공개매수가를 올릴 것인지 주목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전날보다 6.51%(1350원) 상승한 2만21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가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2만 원을 웃돈 가격에 움직이면서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현재 주가가 2만 원 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주주 입장에선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보다 시장에서 거래하는 편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앞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친형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은 사모펀드 기업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지분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란 공개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을 뜻하는데 주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할 때 활용된다.
이에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성공을 위해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응모 추이를 지켜본 뒤 공개매수 기간 중 공개매수가를 높일 수 있다.
혹은 조현범 회장이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대항해 지분 추가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회장 측은 현재 시점에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필요할 경우 지분을 일부 추가 매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올해 초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하이브와 카카오가 대립하며 공개매수가가 한차례 높아졌던 상황을 기대하는 것이다. 카카오는 당시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였던 12만 원보다 25%가량 높은 15만 원을 제시하면서 공개매수에 성공한 바 있다.
▲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왼쪽)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시장에서는 공개매수가 이처럼 '머니게임'으로 흘러간다면 조현범 회장 측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조현범 회장 측 지분이 42.03%, 조현식 고문과 차녀 조희원씨의 지분을 더해 29.54%로 지분율 차이는 12% 가량으로 크지 않다. 하지만 조현범 회장 지분율이 40%로 많은 수준이기 때문에 우호 지분을 더해 8% 가량을 추가로 확보하면 50% 이상 과반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조현식 고문 측의 경우 이번 한국앤컴퍼니의 유통 물량 27%에서 20% 이상을 매수해야 성공인 만큼 이번 공개매수의 난이도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양측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율 차이가 12%에 불과해 지분 경쟁은 언제든 촉발될 수 있다”며 “외부 주주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판단했다.
주가가 이미 공개매수가를 웃돌고 있는 만큼 단순 경영권분쟁 기대감에 따른 추격매수에 유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공개매수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이날에도 한때 2만375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경영권분쟁이 일단락된 뒤엔 과열됐던 주가가 빠르게 자리를 되찾아가는 경향이 있다. 올해 3월 15만 원까지 올랐던 에스엠 주가는 경영권분쟁이 일단락된 뒤 빠르게 하락했다. 에스엠 주가는 이날 기준 8만 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MBK가 공개매수에 실패한 뒤 재도전에 나서지 않을 경우 현 수준에서 주가가 유지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MBK는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관련 최소 목표치(20.35%)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모두를 사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