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삼성전자 법인세율 15%로 높인다, 투자 보상안 논의는 내년으로 미뤄

▲ 베트남 국회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국적 기업의 법인세율을 15%까지 높이기로 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베트남 호찌민 사업장.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베트남 의회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국적 기업에 적용하는 세율을 15%로 높이는 안건을 확정했다. 새 법인세율은 내년 1월1일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위축을 막기 위한 보상안 도입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이와 관련한 논의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29일 로이터에 따르면 베트남 국회는 이날 글로벌 최저한세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최저한세는 다국적 기업이 세금을 절약하기 위해 법인세율이 비교적 낮은 국가에 자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일을 막기 위한 제도다.

로이터는 베트남 최저한세 도입에 따른 세금 부담을 대부분 삼성전자가 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가장 큰 생산공장 단지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베트남에서 전체 스마트폰 물량의 절반 가까운 비중을 생산한다.

베트남의 법인세율은 현재 공식적으로 20%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019년에 일부 지역에서 최저 5.1%의 법인세율을 적용받는 등 큰 세제혜택을 보고 있었다.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에 글로벌 최저한세에 해당하는 15%의 법인세율이 적용되면 자연히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베트남 정부와 국회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의 투자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해 최저한세 도입에 맞춰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보상안 도입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보상안과 관련한 내용은 이번에 국회에서 채택되지 않아 내년부터 베트남 정부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진다.

베트남 정부는 첨단 기술기업의 투자에 따른 보조금 지급 방안 등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베트남 국회는 국제 협약 위반과 소송 등 가능성을 우려해 논의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저한세 도입으로 베트남 정부가 벌어들이게 될 추가 법인세는 연간 14조6천억 동(약 778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해외 기업의 투자에 경제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특성상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국적 기업의 투자 위축은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