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캐나다 배터리공장에 정치적 논란 이어져, "한국인에 일자리 뺏긴다"

▲ 20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에 위치한 국회의사당에서 보수당의 당대표인 피에르 폴리에브 의원이 연설을 하고 있다. <피에르 폴리에브 의원 공식 유튜브> 

[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넥스트스타에너지가 온타리오주에 신설하는 전기차 배터리공장과 관련해 캐나다 제1야당 당대표가 정부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캐나다 정부가 막대한 세금을 들여 공장 건설을 지원하는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 출신 노동자를 대거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캐나다 경제에 기여하는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각) 캐나다 공영방송 CBC에 따르면 피에르 폴리에브 캐나다 보수당 당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넥스트스타에너지 배터리공장에 정부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공장 건설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한국인 노동자에 돌아가는지 파악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폴리에브 의원은 “스텔란티스 공장에 투입되는 150억 캐나다 달러(약 14조680억 원) 규모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이 외국인을 위한 일자리에 지원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들(한국인)은 캐나다 납세자들이 지원한 급여를 받아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공장 일자리와 관련한 논란은 임웅순 주 캐나다 한국 대사가 제이슨 벨레어 윈저 경찰서장을 만난 뒤 지역사회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 자리에서 2024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배터리공장에 한국인 노동자 1600여 명이 투입될 것이라는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캐나다 연방정부와 온타리오 주정부는 배터리공장에 대규모 재정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한국인 노동자가 건설 작업에 대거 투입되면 캐나다 노동자의 기회는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셈이다.

CBC에 따르면 브라이언 매스 신민주당 의원도 기자회견을 통해 “막대한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는 프로젝트에서 캐나다 노동자들이 일하지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캐나다 정치권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배터리공장을 향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LG엔솔 캐나다 배터리공장에 정치적 논란 이어져, "한국인에 일자리 뺏긴다"

▲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에 투입되는 재정 지원 규모가 막대한 만큼 캐나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관련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7월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배터리공장 모듈 생산설비가 건설되고 있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캐나다 정부와 의회는 이미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과 관련해 한 차례 신경전을 겪었다.

정부가 배터리공장 건설에 약속한 보조금 및 세제혜택 규모가 14조 원에 이르는 만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이를 어떻게 분배해야 할지를 놓고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정부에서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배터리공장 유치에 들였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캐나다 의회 감사관실에서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배터리공장에 지원한 보조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20년이 넘는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온타리오주 배터리공장 건설 프로젝트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앞장서서 투자 유치를 주도했던 프로젝트다.

자연히 캐나다 야당을 중심으로 꾸준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합작법인은 한국인 노동자 고용과 관련해 논란이 커지자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이훈성 넥스트스타에너지 CEO는 지역언론 윈저스타를 통해 “특수 기계를 설치하는 한국과 일본 노동자들이 캐나다로 오고 있지만 모두 임시직에 불과하다”며 “공장을 완공한 뒤 약속대로 약 2500명의 캐나다인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도 현지언론 글로벌뉴스를 통해 “스텔란티스는 정부의 노동시장 영향평가(LMIA)를 적법하게 통과하고 해외에서 인력을 수급하는 계획에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LG에너지솔루션 측이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