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2023-11-21 11:11:12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총선을 앞두고 외연확장을 시도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강성 성향 의원들이 탄핵 목소리를 높이며 피로감을 더하고 있는 데다 최근 청년과 여성 비하 논란까지 터져나왔다. 제3지대 정당 출현으로 중도 표심을 얻기 위한 경쟁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여성비하 발언을 놓고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여성비하 발언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잊힐만하면 습관처럼 다시 도지는 민주당의 막말 본능과 비하 발언이 국민을 분노케 한다”며 “이쯤 되면 혐오와 분열의 저급한 삼류정치로 대한민국을 오염시키는 사회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최 전 의원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건강한 정치문화를 오염시키는 민주당의 저급한 삼류정치를 이제는 청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강욱 전 의원은 지난 19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 북 콘서트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를 검찰 공화국으로 비판하며 “(윤석열 정부를) 동물농장에 비유를 하셨는데 '동물농장'에도 보면 그렇게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그러는 것은 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비하 논란을 의식한 듯 “제가 이거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다”라면서도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발언을 이어갔다. 최 전 의원의 말을 듣던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형배 의원은 웃으며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최 전 의원의 여성비하 발언을 놓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며 최 전 의원에게 엄중하게 경고했다고 전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2030세대를 겨냥해 17일 총선 현수막을 공개했는데 청년을 비하했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현수막에는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2030세대를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기심만 가득한 집단으로 표현했다며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모임 ‘원칙과 상식’은 18일 논평을 발표하고 “이번 현수막 사태는 도덕성, 민주주의 비전이 상실된 민주당의 처참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월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현수막 문구로 논란이 커지자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수막 문구를 작성을 할 땐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당직자들에 주의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열린 브리핑에서 “기획 의도가 어떠하더라도 국민과 당원이 보기에 불편했다면 명백한 잘못”이라며 “당무를 총괄한 사무총장으로서 국민과 당원 여러분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연일 민주당 내부 강경파에서 내놓고 있는 탄핵 발언이 중도층의 피로감을 늘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 탄핵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형배 의원은 19일 열린 자신의 북 콘서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발의를 해 놓고 반윤 연대, 검찰독재 종식을 위한 연대 이런 것을 꾸려서 갈 수 있도록 하면 이런 제안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2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윤 대통령을 겨냥해 “탄핵 근거와 사유는 상당히 축적되고 있다”며 “더 탄핵 사유를 쌓지 않으시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어 “선거 과정에서는 중도 표심이니 겸손한 자세도 중요하지만 현 정권의 실정과 무능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선명성을 보여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강경 기조가 윤석열 정부의 무능 기조보다 낫다”고 덧붙였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당 일각에서 제기된 대통령 탄핵 발언과 관련해 선을 긋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당내에서 검토되고 있는 바는 없다’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의원 개인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최근 민주당 지지율은 강서구 보궐선거 압승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자체 실시하는 주간 '데일리 오피니언'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최근 6개월 지지도는 35%를 단 한 번도 넘기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권 일각에선 이준석 신당을 비롯해 제3지대 신당이 나올 경우 민주당이 중도성향 유권자에게서 외면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10월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준석-유승민 신당이) 제3당이 돼서 표를 얻으면 민주당 표를 더 많이 가져간다”며 “지금 (여론)조사를 해 보면 중도층에서 민주당을 더 많이 찍고 있는데 그 사람들이 대거 거기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준석-유승민 신당의 창당이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존재한다.
미디어토마토가 전국 만 18세 이상 1015명을 대상으로 10월21~22일 조사해 10월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승민-이준석 신당을 포함했을 때 민주당 지지율은 8.5%포인트 하락해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폭(4.3%포인트)보다 컸다.
유승민-이준석 신당 지지율이 17.7%로 조사된 것을 고려하면 신당 지지 의견을 낸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민주당 지지층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