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승인 논의에 전향적으로 나서 조만간 가상화폐시장이 1조 달러(약 1200조 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미국 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SEC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급류, ‘1조 달러’ 시장 개화 커지는 기대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신청한 자산운용사에 관련 사항을 논의하는 등 승인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다. 사진은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장. <연합뉴스>


최근까지 미국 SEC는 가상화폐업계를 규제 대상으로 바라보며 관련 예산 확충을 의회에 요청하는 등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를 가로막아 왔다. 

그러나 최근 SEC가 가상화폐 규제에 '백기'를 들고 협업으로 전향했다는 소식이 나온다. 

미국 투자회사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인 캐시 우드는 17일(현지시각)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SEC가 변화를 시작했다”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신청한 자본운용사 등에 관련 질문을 하는 등 협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며칠 전 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을 또다시 연기했을 때만 해도 이런 일을 예상할 수 없었다. 

SEC는 16일(현지시각) 미국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과 해시덱스 등이 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신청 결정을 2번째로 연기했다. 

SEC는 앞서 8월31일(현지시각)에도 미국 자산운용사들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을 연기했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곧 출시될 수 있다는 소식에 5천만 원대를 넘어섰던 비트코인 가격은 1번째 연기에 4890만 원대로 약 200만 원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SEC가 계속해서 방해를 할 것이라는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 

캐시 우드도 당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향후 재무부 장관이 되려는 야망 때문에 가상화폐업계를 억압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가상화폐업계를 때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키우려 한다고 본 것이다. 
 
미국 SEC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급류, ‘1조 달러’ 시장 개화 커지는 기대

▲ 블랙록 등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2024년 3월 출시되면 가상화폐 시장이 약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블랙록 본사 건물. <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협업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상화폐업계에서는 앞서 SEC의 연기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를 준비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최근까지 규제를 논의하다가 당장 준비 없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을 결정하게 될 수 있어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에 관련 상품 관련 질문과 문의 사항들을 확인하며 출시에 따른 운용사항 준비 등을 시작한 것으로 여겨진다. 

SEC는 전 세계 약 10조 달러(약 1경3천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블랙록 등 거대 자산운용사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신청 승인 여부를 2024년 1월까지 결정해야 한다. 

이에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내년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되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급등할 것으로 바라본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블랙록 등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출시하면 △비트코인 위험 개선 △투자 노출을 위한 대규모 구매자 추가 △블랙록의 승인을 통한 다른 대규모 자산 운용사의 참전 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투자 위험을 낮춰 더 많은 투자자가 유입돼 유동성을 키우는 있다는 것이다. 

시장 조사기관 매트릭스포트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는 비트코인 가격을 5만6천 달러(약 7200만 원)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매트릭스포트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로 시장에 유입될 금액이 500억 달러(약 64조39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더 큰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데이터 분석 회사 크립토퀀트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로 비트코인 가격이 9천억 달러(약 1214조1180억 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크립토퀀트는 2024년 3월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일로 예상하며 그때 성장할 가상화폐 시장 규모를 1조 달러(약 1287조7천억 원)로 분석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