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최대 쇼핑행사인 광군제(11월11일, 쌍11절)에서 아이폰 인기가 재차 입증되며 중국의 ‘애국소비’ 열풍이 잦아든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시장에서 아이폰 판매를 짓누르던 구조적 문제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면서 국내 아이폰부품 수혜주에도 훈풍이 불 가능성이 나온다.
 
아이폰 중국 광군제에서 화웨이에 압승, LG디스플레이 비에이치 주가에 훈풍

▲ 중국시장에서 아이폰의 매출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부품주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나온다.


17일 중국 언론을 종합하면 이번 광군제에서는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5 시리즈의 압도적 우위가 확인됐다.

중국 쇼핑플랫폼 징동(京东)이 발표한 이번 광군제 기간 휴대폰 판매량을 보면 1, 2, 3위를 모두 아이폰15 시리즈가 차지했다.

특히 앞선 쇼핑행사인 올해 징동6·18절보다 할인폭이 줄어들었음에도 여전히 중국 소비자들은 아이폰을 선호했다. 

중국기업 화웨이는 광군제를 앞두고 아이폰의 대항마로 ‘메이트60’ 시리즈를 출시하며 기대를 모았다.

특히 메이트60 시리즈는 출시 초기 중국에서 불고 있는 ‘애국소비’ 열풍에 힘입어 아이폰15 시리즈를 위협하기도 했는데 광군제를 거치며 아이폰에 크게 밀렸다.

중국 IT 전문매체 오프위크웨이커왕(OFweek维科网)은 “심지어 2년 전 모델인 아이폰13이 5위를 차지하는 등 이번 광군제의 명백한 승자는 아이폰이었다”며 “지난해 광군제와 올해 징동6·18절보다도 성과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매체 전자공정전집(电子工程专辑)도 “이번 광군제의 결론은 국산 스마트폰이 아이폰을 대체하기엔 한참 멀었다는 것이다”고 바라봤다.

이같은 인기는 중국 애국소비의 영향력이 약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이트60 등 중국기업 신제품들에 대한 초기 애국수요가 10월을 기점으로 둔화하면서 아이폰이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을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시장에서 그동안 아이폰 판매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던 애국소비가 약화하는 점은 구조적으로 아이폰 판매가 재차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광군제에서 아이폰15 시리즈가 화웨이 제품을 앞서는 등 애국소비 심리 약화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이 보상판매 정책을 통해 지속적으로 아이폰 교체수요를 만들고 있는 점도 향후 중국시장에서 아이폰 판매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분석가들은 애플의 매력적 보상판매 정책이 중국 기업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중국정부의 공무원 대상 아이폰 금지령도 애초 예상과 달리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무원들의 소득수준을 고려할 때 아이폰 매출에 큰 타격을 입힐 만한 조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폰 중국 광군제에서 화웨이에 압승, LG디스플레이 비에이치 주가에 훈풍

▲ 징동 플랫폼 기준 이번 광군제 기간 휴대폰 판매량. 상위 3개가 모두 아이폰15 시리즈인 가운데 구형 모델인 아이폰13이 5위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 펑파이(澎湃) >

아이폰15 판매가 예상과 달리 중국에서 크게 선전하면서 국내 부품업체인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가 4분기 깜짝실적을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동원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올해 4분기 영업이익 5517억 원을 내며 분기 최대 기록을 새로 쓸 것이다”며 “LG디스플레이도 4분기 영업이익 2380억 원을 내며 약 2년 만에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바라봤다.

이어서 “이들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있다는 점을 볼 때 4분기 호실적 소식에 주가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15에 각각 카메라모듈과 올레드(OLED)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비에이치도 애플 아이폰15 판매 확대의 수혜주로 꼽힌다. 비에이치는 아이폰15 올레드패널에 들어가는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를 생산해 납품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5향 초기 공급이 늦어지며 비에이치 3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면서도 “일부 매출이 4분기에 이월 반영될 것이며 아이폰15 프로 모델에서 점유율이 높아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