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3-11-13 09: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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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장관이 교수 시절 정부 지원받았던 연구 관련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이 장관은 서울대 공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10년 동안 121억 원 가량의 과기부 R&D 국비 과제를 수행하는 등 국가 R&D 사업의 수혜자였다”며 “그러나 장관이 된 뒤 R&D 예산을 사상 최대로 삭감하는 모순적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훈식 블로그 갈무리>
강 의원에 따르면 이 장관은 10년 동안 반도체 연구소 등의 연구책임자 또는 연구참여자로서 26건의 과기부 국비 과제를 수행했다. 과학기술연구과제가 다년에 걸쳐 이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국비 과제 두, 세 건을 동시에 수행한 셈이다.
10년간 이종호 장관이 연구책임자 또는 참여자로서 수령한 정부투자연구비는 121억7900만 원에 이르며 건당 4억6천만 원 규모다.
그런데 이 장관 본인이 참여해 정부 지원을 받았던 연구들도 2024년도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장관이 7년에 걸쳐 수행한 ‘나노·소재기술개발(R&D)’ 사업은 2022년과 2023년 예산이 계속 조금씩 증가하다 2024년도 정부안에서 처음으로 예산액이 280억 원(전년대비 11.2%) 삭감됐다.
이 장관은 2020년부터 산자부 R&D 국비과제인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 개발과제를 수행하며 5억9천만 원의 연구비(115억 9천만 원 규모 과제)를 수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장관이 6억 가까이 받아 연구를 진행했던 이 사업 역시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113억 원, 전년 대비 15.4%가 감액됐다.
강훈식 의원은 “(이 장관은) 서울대에서 수많은 정부과제를 통해 대학원생들과 연구를 진행했으면서도 정작 윤석열 정부의 장관이 되자 R&D 과제들이 카르텔이라며 연구비를 감액했다”면서 “내가 하면 R&D, 네가 하면 카르텔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미래 과학인들과 함께 했던 시절을 기억한다면 자신이 더 이상 수혜자 아니라는 이유로 어린 과학자들에게 좌절감을 선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정확히 문제가 되는 R&D와 그렇지 않은 R&D를 하나하나 구분해 (예산안) 심사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