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말 대규모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막판 수주를 몰아쳐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가 유력한 포스코이앤씨와 격차도 대폭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 일정에 따라 역전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 연말 도시정비 뒷심에 4조 바라봐, 윤영준 여의도 한양아파트 주시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말 대규모 도시정비 수주를 바라보고 있다.


12일 도시정비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건설이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 원 이상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올해 현재까지 누적으로 도시정비 신규수주 1조8829억 원을 거뒀다. 

수주내역을 보면 경기 일산 강선마을 14단지 리모델링(3423억 원), 부산 괴정7구역 재개발(2434억 원), 경북 구미 형곡4주공 재건축(2237억 원), 울산 중구 B-04 재개발(7710억 원), 충북 청주 사모2구역 재개발(3025억 원) 등이다. 

포스코이앤씨(4조3150억 원), GS건설(1조9220억 원)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이밖에 삼성물산(1조4130억 원), DL이앤씨(1조1824억 원), 대우건설(1조1154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이 지난 7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천 제물포역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5050억 원)을 포함하면 누적 수주금액은 2조3879억 원으로 2조 원을 넘어서게 된다. 올해 안에 시공사로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건설사들이 올해 노리는 사업지들의 수주 결과를 고려하면 포스코이앤씨를 제외한 남은 경쟁사들은 올해 2조 원대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20일 입찰마감을 앞둔 노량진1구역 재개발을 두고 GS건설, 삼성물산이 2파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은 경기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사업에 지난 10일 입찰보증금 200억 원을 전액 현금으로 납부한 만큼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대우건설은 지난 10월21일 마감된 입찰날 유일하게 참여의향서를 제출하며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DL이앤씨는 광주시 봉선동 삼익2차아파트(448세대), 경기용인 수지풍산아파트 리모델링(499세대), 대전 대화동2구역 재개발(669세대) 등에서 수주가 기대된다. 

윤 사장은 연말에 4개 사업지에만 2조 원이 넘는 추가 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포스코이앤씨와 격차를 좁혀 연말 순위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 사업지 규모가 커 굵직한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의 수주가 유력한 사업지를 살펴보면 경기 산본1동1지구 재건축(추정 공사비 6400억 원), 한가람세경아파트 리모델링(4700억 원), 부산 초량2구역 재개발(4200억 원), 서울 응봉1구역(2600억 원)재건축사업 등이다.

현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산본1동1지구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 총회는 26일 열린다. 응봉1구역 재건축사업에 10월24일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했고 한가람세경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의 시공사 선정 총회도 올해 안에 열린 것으로 점쳐진다. 

부산 초량2구역 재개발사업은 지난 10월5일 참여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이뤄 사업에 참여할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현대건설의 최종 도시정비 신규수주 금액은 4조1800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사장은 2021년 12월에만 8건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해내 2조686억 원을 확보하는 뒷심을 발휘하기도 했다. 2021년 12월21일 수주한 경기 안산 고잔연립3구역 재건축(2616억 원)사업 수주를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아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를 지키기 위한 정성을 쏟았다. 

이를 통해 2022년 도시정비 수주금액 5조5499억 원을 확보해 5조1437억 원을 확보한 GS건설을 제치고 도시정비 왕좌를 지켜냈다. 

윤영준 사장이 2018년 주택사업본부장을 맡은 뒤 현대건설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기록했고 특히 2020년부터는 3년 연속 신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남은 일정을 고려하더라도 포스코이앤씨의 기록을 넘어서기 어려워 도시정비 수주킹 자리를 내줄 것이란 예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추가로 각각 추정 공사비 2700억 원, 2800억 원 규모의 경기 안산중앙주공6단지(1013세대) 재건축 및 산본1동2지구 재개발(963세대)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 연말 도시정비 뒷심에 4조 바라봐, 윤영준 여의도 한양아파트 주시

▲ 사진은 현대건설이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주민과 사업시행사 KB부동산신탁에 제시한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 조감도. <현대건설>


이에 윤 사장은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 일정이 밀린 것을 두고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시공사 선정 가능성이 없지 않은 만큼 일정을 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각각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공사비를 두고 각각 7023억 원, 7745억 원으로 제시한 만큼 올해 시공사 선정이 이뤄진다면 역전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사업시행사인 KB부동산신탁이 지난 10월20일 시공사 선정을 겸한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 소집 취소 공고를 내며 일정이 안갯 속으로 들어갔다. 

KB부동산신탁은 롯데슈퍼 등과 협의해 정비계획 변경절차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내년으로 시공사 선정 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협의가 완만히 이뤄진다면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남아있다. 

서울시는 정비계획이 제3종일반주거지임에도 일반상업지역을 전제로 롯데슈퍼 등 일부 소유주가 동의하지 않는 부지까지 사업에 포함시켜 입찰을 진행해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시정조치를 내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도급 중심의 주택수주를 지양하고 수익성이 양호하고 입지가 좋은 도시정비 사업장을 선별해 수주하려 노력했다”며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위축되고 있지만 연말까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