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CEO 젠슨 황 "TSMC 없이 성공 불가능", 굳건한 신뢰 관계 재확인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장중머우 TSMC 창업자의 수상식에 참석해 TSMC가 없다면 엔비디아의 성공도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축사를 전했다. 사진은 10월1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폭스콘의 행사에 참석한 젠슨 황.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TSMC와 파운드리 협력이 없었다면 엔비디아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두 회사의 굳건한 신뢰 관계를 재확인했다.

10일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장중머우 TSMC 창업자는 대만의 기술 및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리궈딩 재단에서 수여하는 상을 수상했다.

리궈딩은 ‘대만 경제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로 경제부 장관급에 해당하는 대만 정무위원을 역임했다. 대만의 반도체산업을 초기부터 일궈낸 핵심 인사로 꼽힌다.

1985년 장중머우에 처음 TSMC 설립을 제안한 것도 리궈딩의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TSMC는 이후 대만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반도체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장중머우는 수상소감을 통해 “리궈딩이 없었다면 TSMC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9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시상식에 사전 예고 없이 등장해 장중머우를 향한 축사를 남겼다.

그는 장중머우가 전 세계 역사에서 유일무이한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어떠한 기업도 TSMC와 같은 성공 사례나 영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TSMC가 수천 곳에 이르는 글로벌 고객사에 혁신적인 기술과 뛰어난 생산 능력을 앞세워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은 장중머우의 역량 덕분이라는 것이다.

젠슨 황은 “엔비디아도 TSMC가 없었다면 지금의 성과를 이뤄내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전 세계의 기술 관련 산업이 모두 TSMC의 발전 덕분에 실현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장중머우는 현재 TSMC 경영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다수의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등 여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젠슨 황이 이날 장중머우의 시상식에서 축사를 전한 것은 엔비디아와 TSMC 사이 굳건한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는 의미도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전 세계 고객사에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을 크게 늘리며 가파른 매출과 이익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 반도체는 전량 TSMC의 파운드리 공정에서 생산되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용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다른 주력 상품도 대부분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기고 있다.

현재로서는 TSMC 없이 엔비디아의 성공도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젠슨 황의 말이 과언이 아닌 셈이다.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젠슨 황은 “엔비디아는 TSMC를 바탕으로 두고 있는 기업”이라며 “앞으로 이뤄질 인공지능 혁명도 TSMC가 없다면 현실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중머우가 첫 만남에서 TSMC와 고객사 사이 신뢰를 중요한 가치로 언급했다는 점에도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장중머우는 현재 만 92세의 나이에도 활발한 외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10월에는 미국에서 세계 반도체 산업 변화와 관련한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출생으로 홍콩과 대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메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하고 기계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반도체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츠에서 근무하며 스탠퍼드대 박사학위를 받은 뒤 대만으로 돌아와 정부 요청을 받고 TSMC를 설립해 장기간 경영을 맡아 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