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3분기 누적 최대 실적 달성에도 모기업 카카오의 상황을 지켜보며 사업 위축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 6566억 원, 영업이익 1275억 원, 순이익 954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9.43%, 영업이익은 21.92%, 순이익은 21.22% 증가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착한 성장' 입증에도 쓴웃음, 모기업 리스크 파장에 촉각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모기업 카카오의 리스크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번 실적을 두고 “지난 3분기 균형 잡힌 여수신과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착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중저신용대출 확대와 소상공인 상생 지원 등 금융 취약 계층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이번 실적은 1년 동안 200만 명이 늘어난 고객 수를 바탕으로 여·수신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기준 2228만 명의 고객 수를 확보했다. 여신과 수신 잔액은 각각 37조1천억 원, 45조7천억 원을 기록했다. 

청소년 대상 금융 플랫폼인 카카오뱅크mini 연령대를 7세로 낮추며 미성년 고객층이 다수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성장을 바탕으로 중저신용대출 비중도 28.7%를 나타냈다. 지난해 3분기보다 5.5%포인트 증가한 역대 최고치다. 

그러나 금융업계에서는 윤 대표가 카카오뱅크가 호실적에도 즐거울 수 없을 것으로 바라본다. 

모기업 카카오 리스크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모기업인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가 구속됐다. 올해 2월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약 2400억 원을 투입해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가 이번 주가조작 사태로 법인 징계를 받게 된다면 카카오뱅크 지분 27.17% 가운데 10%를 제외한 나머지를 매각해야 한다. 

카카오뱅크지만 카카오의 지배력이 급격히 약화하게 되는 셈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카카오 주가조작 사태를 두고 “법인에 관한 처벌 여부 등을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취득한 경제적 이득이 박탈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법인 처벌로 지분을 매각하게 된다면 지금처럼 강한 결속으로 시너지를 낼 수 없을 것으로 바라본다. 

윤 대표는 지금까지 카카오뱅크를 No.1 생활 필수 금융앱으로 만들기 위해 카카오와 협업에 집중해 왔다. 

카카오뱅크가 확보한 2200만 명이 넘는 고객 수도 카카오가 보유한 4천만 명의 고객을 잠재고객으로 삼았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가 3분기 누적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윤 대표가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