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의 전설' 실사영화 제작, 닌텐도 소니 손잡고 IP 경쟁력 시험대 올린다

▲ 닌텐도가 소니와 공동 투자해 '젤다의 전설' 실사 영화를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인공 캐릭터 링크(오른쪽)와 젤다. <닌텐도>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닌텐도가 인기 게임 시리즈 ‘젤다의 전설’을 실사 영화로 제작한다. 영화 및 콘텐츠 배급에 오랜 노하우를 갖춘 소니도 투자에 참여한다.

닌텐도가 상반기 개봉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고 주요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닌텐도는 보도자료를 내고 젤다의 전설 실사영화 제작이 공식적으로 확정되었다고 발표했다.

닌텐도는 최근 극장에서 개봉한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시리즈, 영화 ‘베놈’ 등을 만든 영화제작사 아라드프로덕션과 협력한다.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도 콘텐츠 투자와 배급 등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제작에 참여한다. 다만 전체 영화 제작 비용의 절반 이상은 닌텐도에서 부담하게 된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1986년부터 꾸준히 출시되어 온 닌텐도의 대표적인 게임 프랜차이즈 가운데 하나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 콘솔로 출시된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전 세계에서 3분기 기준 누적 판매량 3115만, 후속작 ‘왕국의 눈물’은 1950만 장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판매 성과가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영화로 제작하겠다는 닌텐도의 결정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에 닌텐도가 ‘슈퍼마리오’ 지식재산을 활용해 선보인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애니메이션 영화의 흥행도 추가 영화 제작에 속도를 붙일 수 있던 배경으로 꼽힌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1억 달러(약 1304억 원) 안팎의 예산으로 제작되었는데 전 세계에서 2분기 말까지 13억5천만 달러(약 1조7593억 원) 가까운 매출을 거두며 대성공했다.

이는 닌텐도가 자사의 유명 게임 지식재산을 다른 콘텐츠 분야에서 활용해도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물론 젤다의 전설은 슈퍼마리오와 비교해 인지도 측면에서 다소 밀릴 가능성이 크고 게임 기반 실사 영화 특성상 성공 사례가 드물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닌텐도가 영화 제작 및 배급에 경험이 많은 제작사와 배급사를 끌어들인 것은 이러한 약점을 어느 정도 상쇄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니가 콘솔게임 시장에서 닌텐도의 최대 라이벌임에도 계열사를 통해 영화 제작에 손을 맞잡은 것은 그만큼 두 회사가 젤다의 전설 영화의 성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젤다의 전설 영화 감독으로는 ‘메이즈 러너’ 시리즈를 맡은 웨스 볼이 낙점됐다.

이외에 개봉 시기나 캐스팅 등 정보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실과 다른 세계관을 그리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 특성상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될 공산이 크다.

닌텐도는 “그동안 게임 콘솔에 한정되어 있던 지식재산을 더 많은 사람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확장해 새로운 기회 창출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