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공매도 전면금지에 따라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과거 사례로 보면 공매도 전면금지는 증시거래대금 증가 효과를 불러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증권사 가운데 이 두 곳이 브로커리지(투자중개) 수수료 수익 비중이 평균 대비 높기 때문이다.
 
‘공매도 금지’ 증권주 물들어 온다, ‘구관이 명관’ 삼성증권 키움증권 수혜 기대

▲ 이날부터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면서 향후 증시 거래대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년 6월말까지 모든 형태의 공매도가 금지된다.

당국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엔 공매도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사이 불평등, 외국 증권사들의 연이은 불법 무차입 공매도 사례, 금지 기간 동안 제도 정비 등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면금지의 파급력은 즉시 증시에 전해졌다. 이날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 대비 5.66%, 코스닥은 7.34% 각각 상승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올해들어 하루 기준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전면금지 조치로 지수가 계속해서 상승하리라 확신할 순 없다. 이날 증시가 크게 반등한 데에는 2차전지 등 최근까지 공매도가 쌓였던 종목들에서 숏커버링(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공매도를 청산하는 일) 매수세가 나온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숏커버 종목은 수급 재료가 사라지면 다시 조정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사례로 보아도 공매도 전면금지가  반드시 지수 우상향을 불러오지는 않았다. 

앞서 공매도 전면금지는 세 차례 시행됐다.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때다.

2008년 구간(10월1일~2009년 5월31일)에서 전면금지 이후 1개월과 3개월 뒤 코스피 지수는 오히려 각각 23%, 2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구간(8월10일~11월9일)에서는 큰 변동이 없었으며 2020년 구간(3월16일~2021년 5월2일)에서는 각각 5%, 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전면금지의 실직적 영향은 크지 않다”고 했으며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공매도 금지 시기에 주가가 반등한 경우가 있지만 금지조치의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히려 공매도 전면금지는 증시 거래대금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금지 전과 후의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2008년 구간(6조3천억 원->7조4천억 원) 17%, 2011년 구간(9조 원->9조4천억 원) 4%, 2020년 구간(9조8천억 원->27조2천억 원) 17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금지 기간에도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공매도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힌 만큼 전면금지가 개인투자자들의 증시진입 부담을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 미 국채 금리 하락, 연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 최근 하락에 따른 저가 매력 등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관심도가 높아질 수 있는 환경이다.

따라서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익이 늘어나며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날 KRX증권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6.35% 오른 채 거래를 마쳤는데 역시 올해들어 최고 상승률이다. DB금융투자, 유화증권, 상상인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주가 상승마감했다.  

다만 수익 구조에서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종목들을 선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개인투자자의 유입으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후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증권사들의 이익 개선이 예상되며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높은 증권사들의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해당하는 증권사로는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을 꼽을 수 있다.

2020~22년 동안 9대 증권사(미래에셋, 한국투자, NH, 삼성, KB, 하나, 메리츠, 신한투자, 키움) 가운데 평균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 1, 2위는 각각 키움증권(72%), 삼성증권(54%)이 차지했으며 전체 평균치(약 41%)보다도 크게 높았다.
 
‘공매도 금지’ 증권주 물들어 온다, ‘구관이 명관’ 삼성증권 키움증권 수혜 기대

▲ 키움증권은 국내 투자중개 시장의 절대 강자인 만큼 공매도 금지로 인한 거래대금 증가의 가장 큰 수혜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평균 증시거래대금이 지난해 4분기 13조 원 수준에서 올해 1분기(17조6천억 원)와 2분기(21조2천억 원) 지속해서 늘어나자 두 증권사만 상반기 영업이익 5천억 원을 넘긴 바 있다.

올해 3분기 또다시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이 23조 원으로 늘어나며 삼성증권은 3분기 브로커리지 수익 1453억 원을 기록했다. 전기대비 3.8% 증가한 것인데 공매도 전면금지로 4분기에 거래대금이 더 늘어나면 브로커리지 수익이 추가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보수적인 투자기조로 국내외 부동산PF 관련 리스크에서도 자유로워 큰 잠재 위험도 없다. 올해 증권사 영업이익 1위를 무난하게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브로커리지 손익 민감도가 높은데 부동산PF 관련 노출도도 적다”며 “배당성향도 매년 30~35%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는 점도 긍정적으로 증권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다만 키움증권에 대해선 영풍제지 사태 미수금 충당이 불가피하지만 오히려 증시거래대금 증가의 최고 수혜주가 될 것이므로 저가매수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시장금리 하락, 증시 반등 전망에 주가의 증시민감도가 높은 키움증권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다”며 “영풍제지 사태로 주가가 크게 훼손돼 향후 반등 여력 역시 늘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