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3-11-06 15: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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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양호한 실적과 우수한 수주를 바탕으로 연임에 도전한다.
윤 사장은 건설업계가 위태로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대규모 해외수주를 확보한 데다 내년부터 신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윤 사장이 재신임받을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과 수주 양쪽에서 성과를 거둬 연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재계 안팎의 말을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 인사를 12월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영준 사장은 2021년 3월 현대건설 대표이사로 취임해 2024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인사에서 거취가 주목된다.
윤 사장은 임기 마지막해인 올해 취임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두면서 현대건설은 올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8천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 역시 20조 원을 넘기면서 연간 목표인 25조5천억 원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미 2022년 매출 수준인 21조 원에 근접해 취임 후 최대 매출 달성 역시 확정적이다.
윤 사장은 3분기 기준 누적 신규 수주 25조3천억 원으로 목표(29조900억 원)의 88.2%를 채웠다. 지금까지 현대건설이 확보한 수주잔고는 93조 원에 이른다.
윤 사장은 꼼꼼한 일처리와 안정적 운영으로 수주와 실적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현대차그룹의 기대치를 현실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양질의 수주잔고 확보로 이익체력이 확보된 상황에서 원전,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 등 신사업이 2024년부터 본격화하는 만큼 현대차그룹이 윤 사장에게 믿음을 한 번 더 보일 수 있다는 말이 조심스레 나온다.
윤 사장의 전임자인 박동욱 전 현대건설 사장은 임기 만료 전인 2020년 12월 사임했다. 정진행 전 부회장 역시 동반 사의를 표시했다.
당시 박 전 사장과 정 전 부회장이 사임을 했던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뒤 대규모 조직개편이 예고된 데 따른 것이란 시선이 나왔다.
그 후임으로 주택사업본부장 부사장을 맡고 있던 윤 사장이 발탁됐다.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이듬해 3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현대차그룹은 풍부한 공사 관련 경험을 갖춘 현장소장으로 경험이 있는 점과 특히 도시정비사업 수주와 주택 브랜드 관리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사장은 당시 비중이 커지고 있던 주택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실적을 반등시킬 과제를 안았다. 현대건설 영업이익은 2020년 5490억 원으로 전년(8597억 원)보다 36.1% 감소했다.
윤 사장은 강점을 지닌 주택사업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렸다. 윤 사장이 2018년 주택사업본부장을 맡은 뒤 현대건설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를 기록했다.
특히 2020년부터 현대건설은 3년 연속 도시정비 신규수주 신기록을 세웠고 2022년 9조3395억 원의 수주를 확보하며 GS건설이 2015년 세운 8조100억 원의 국내 최대기록도 깼다.
올해는 누적으로 1조8820억 원의 수주를 확보해 포스코이앤씨(4조3150억 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도시정비 수주 왕좌를 포스코이앤씨에게 내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건설업계는 현대건설이 뒷심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서울 응봉1구역, 경기 산본1동1지구, 평촌 한가람세경아파트 리모델링, 부산초량2구역,인천 제물포역 북측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의 수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도시정비사업에서 현대건설이 2023년 들어 사업성이 양호한 내실 수주가 목표였던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높은 주택 브랜드 가치를 통해 양질의 수주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사장은 취임 이후 현대건설이 2년 연속 해외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해외 쪽에 취약하다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윤 사장이 해외수주를 위해 적극적으로 직접 발품을 판 효과가 나타났다.
윤 사장은 올해 1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아랍에미리트(UAE) 경제사절단에 동행했고 이어 2월에는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가 계획하고 있는 푸자이라(Fujairah)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사업 수주를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싱가포르도 방문해 중국건축6국(CCSEB)과 업무협약을 맺고 대형사업을 발굴하기로 손잡았다. 또한 4월에는 미국 워싱턴에 방문해 홀텍과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위한 소형모듈원전(SMR) 건설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9월에는 폴란드 크리니차 경제포럼에 민관 합동 한국사절단의 일원으로 참석해 원자력사업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공항·스마트시티 등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의 토대도 다졌다.
그 결과 현대건설은 올해 연결기준 12조6260억 원의 해외 수주를 달성하며 목표인 10조4700억 원을 넘어섰다. 여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6조5500억 원), 자푸라 가스전 2단계 확장공사(3조1천억 원) 등 대규모 중동 수주도 포함돼 있다.,
▲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앞줄 오른쪽)와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앞줄 왼쪽)가 지난 10월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네옴전시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자푸라 2 가스플랜트 패키지2 사업 계약 체결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사장은 청주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환경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35년 동안 현대건설에서만 일한 정통 ‘현대건설맨으로 현장소장을 맡아 다양한 공사를 지휘관리하기도 했다.
윤 사장은 꼼꼼하고 세심하며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고 승부사 기질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비서실 직원에게도 출신 지역을 알려주지 않을 정도로 지연, 학연 등으로 연결된 사내 파벌 형성을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건설의 재경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광평 전무도 2024년 3월 사내이사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또다른 사내이사로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맡고 있는 황준하 전무는 2025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으나 최근 안전관리 문제가 떠오른 점이 변수다.
현대건설은 2022년 1월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6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6명이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0월13일 현대건설의 전국 모든 현장에 대해 일제감독을 실시하겠다는 발표도 내놨다.
다만 김광평 전무와 황준하 전무 모두 윤영준 사장과 같이 현대건설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윤 사장과 다시 합을 맞춰 경영을 이끌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 전무는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재무 전문가다. 2011년 현대차그룹에 현대건설이 편입되면서 자리를 옮겼고 주택경기가 요동쳤음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의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황 전무도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편입한 이후 2012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건설로 왔다. 외주실과 구매실에서 근무해 하도급 관리에 노하우가 풍부하다고 전해졌다. 2022년 초 최고안전책임자 자리에 올랐고 올해 상반기 무재해를 달성하기도 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