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팔자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10월 에코프로와 금양 주식은 크게 담았다.

2차전지주를 향한 주가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지만 2차전지주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에코프로와 금양을 대상으로 저가 매수세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월 외국인 ‘에코프로’ ‘금양’ 가장 많이 샀다, 2차전지주 저가매수 전조일까

▲ 외국인투자자는 10월 에코프로와 금양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기준으로 외국인투자자는 10월 들어 에코프로와 금양 주식을 각각 2934원과 188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는 10월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1위, 금양은 2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외국인 비중은 에코프로의 경우 9월 말 8.87%에서 전날 10.59%로 한 달 사이 2%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금양은 3.80%에서 7.27%로 3.5%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에코프로 외국인 비중이 10% 위로 올라온 것은 9월 초 이후 약 한 달 반 만, 금양의 외국인 비중이 7%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3개월 연속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순매도 규모도 8월 7천억 원대에서 9월 2조 원대, 10월 3조 원대 등으로 계속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에코프로와 금양 주식을 부지런히 담은 셈인데 가격 메리트가 매수세를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에코프로와 금양 주가는 7월 말 최고가와 비교해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2차전지주 주가가 피크를 찍었던 7월26일 에코프로와 금양 주가는 각각 153만9천 원과 19만4천 원까지 올랐는데 이날 에코프로와 금양 주가는 각각 62만 원과 8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는 에코프로의 경우 8월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투자자는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국내 주식 가운데 에코프로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7월 에코프로 주식을 1조1552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에코프로 100만 원 시대를 연 데 이어 8월에는 8639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아래에서 받쳐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9월에는 순매도로 돌아서 3406억 원어치를 던지며 에코프로의 본격적 주가 하락의 선봉에 섰다.

에코프로 주가는 외국인투자자의 수급에 따라 7월과 8월에는 각각 60.08%와 4.14% 올랐고 9월에는 28.32% 하락했다.

에코프로는 올해 2차전지 테마 가운데서도 가장 뜨거웠던 종목으로 꼽힌다.

상반기에는 개인투자자가 집중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는데 하반기 들어서는 외국인투자자 수급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인 셈이다.
 
10월 외국인 ‘에코프로’ ‘금양’ 가장 많이 샀다, 2차전지주 저가매수 전조일까

▲ 10월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과 순매수 규모.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금양은 11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편입 가능성도 10월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남아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MSCI 편입 종목은 결과 발표 이후 한동안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금양은 단기 급등 종목 편입 제한 조건으로 5월과 8월 연속 2회 MSCI 편입에 실패했으나 11월15일 정기변경에서는 편입에 성공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코스피와 코스닥 전반의 반등 기대감도 향후 2차전지주를 향한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코스피는 장기 바닥권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닥 역시 2022년 급락장에서도 단기 내지 중기 저점이 이 수준에서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등을 타진할 수 있는 시점이다”고 내다봤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여전히 전기차 수요 부진 등 보수적 전망이 많은 만큼 에코프로와 금양을 비롯한 2차전지 관련주 투자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양극재산업은 업황 둔화 가능성이 있다”며 “유럽의 전기차 수요 둔화 움직임이 뚜렷한 가운데 미국 시장에 대한 우려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내에서 주가가 많이 하락했으나 이익 하향 조정 속도 역시 빨랐던 업종으로 2차전지 밸류체인 중심의 철강업종 등을 들 수 있다”며 “향후 증시 반등시 실적 전망치가 하락한 업종은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이날도 에코프로와 금양 주가는 크게 내렸다.

에코프로와 금양 주가는 전날보다 각각 6.34%(4만2천 원)와 8.16%(7800원) 내린 62만 원과 8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수요 둔화 가능성에 따라 주가가 크게 내린 테슬라 영향 등을 받았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