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신약을 통한 세계적 제약사 도약을 위해 해외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대웅제약의 핵심 수출 품목은 나보타(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펙수클루(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인데 이들의 해외사업 성과에 목표 달성뿐 아니라 앞으로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자금확보가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2030년 신약 매출 1조 원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주요 의약품의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대웅제약 홈페이지>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제제 관련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나보타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속도 내고 있다는 시선 나온다.
대웅제약은 현재 보툴리늄 균주와 관련해 메디톡스와 민사소송에서 1심에서 패소해 항소한 데다 앞으로 보툴리늄 톡신 균주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남은 상태다.
심지어 민사 1심 소송에서 재판부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에 손해배상금 400억 원을 지급하고 보툴리눔톡신 균주 완제품과 반제품을 폐기하도록 명령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 사장은 나보타의 해외 공략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대웅제약은 27일 공시를 통해 인도네시아 법인인 셀라톡스바이오파마에 170억 원을 추가로 출자하겠다고 밝혔다.
셀라톡스바이오파마는 지난해 9월 대웅제약이 인도네시아에 9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해외 톡신 생산기지다.
전 사장으로서는 세계적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리포트를 통해 “대웅제약이 인도네시아에 톡신 생산 이전을 위한 신공장 건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뿐 아니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펙수클루와 관련해서도 해외 진출에 이례적으로 속도전에 나선 모습이다.
대웅제약은 2022년 펙수클루를 출시한 이후 같은 해 10개 국가에서 수출을 위한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올해는 이에 더해 12개 국가에 판매 허가를 목표로 하면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와 함께 당뇨병 치료제인 엔블로도 올해 5월 출격하면서 전 사장의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엔블로는 대웅제약이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한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 억제제 기전 당뇨병 치료제다.
대웅제약은 출시 한 달만에 메트포르민 복합제인 '엔블로멧서방정0.3/1000밀리그램'의 허가 승인을 획득하며 신약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엔블로도 해외 판매망 확대 계획에 포함된 자체 신약으로 대웅제약은 2025년까지 15개국, 2030년까지 50개국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미 출시 5개월 만에 아세안 4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5개 국가에 수출을 위한 의약품 허가 신청을 마쳤다.
▲ 대웅제약 전경.
이는 전 사장의 중장기 비전과 맞닿아있다.
전 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 'CPHI 2023'에서 자체 개발 신약의 ‘3E 글로벌 초격차’ 전략과 신약 글로벌 매출 1조원 달성 비전을 동시에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나보타'와 신약 펙수클루와 엔블로는 3E 글로벌 초격차 전략으로 역대 국산 신약들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신약 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국내 1위 제약사, 국내 최초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3E 글로벌 초격차 전략은 △신속한 글로벌 품목 허가(Efficiency) △동시다발적 신약 라인업 확충(Extension) △인공지능(AI)을 도입한 국내 유일 4단계 스마트팩토리의 압도적인 생산 우수성(Excellence) 등이다.
신약으로 매출 1조 원을 내기 위해서는 후속 파이프라인의 상업화가 중요하다. 그만큼 현재 신약의 매출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대웅제약은 계열사 한올바이오파마를 통해 자가면역치료제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전 사장은 세계적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대웅제약 매출의 1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면서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2022년에는 매출의 17.34%를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한 바 있다. 같은 기간 동아ST(17.8%), 셀트리온(18.1%)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통 제약사로 평가되는 한미약품(13.4%)이나 녹십자(12.5%), 종근당(12.2)을 웃돌며 연구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대웅제약의 신약 펙수클루와 엔블로의 미래 시장가치는 매우 높다”며 “위장질환과 당뇨병은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시장으로 두 시장 규모를 합치면 100조 원이 훌쩍 넘는 만큼 두 신약은 차기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