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피해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허 회장은 현재 배임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이에 더해 노조 탈퇴 종용 의혹에 관여했다는 의심까지 받고 있다.
 
국감 피한 SPC 회장 허영인, 국회 청문회와 검찰 수사로 전방위 압박 직면

▲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피해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 채택의 건’을 의결하고 허 회장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사진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022년 10월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수사3부는 30일 SPC그룹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허 회장을 비롯한 임원 3명의 사무실과 SPC그룹 서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SPC그룹 계열사인 PB파트너즈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수사 중이다.

PB파트너즈는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 채용과 인력 관리를 맡은 업체다.

검찰은 PB파트너즈의 부당노동행위에 SPC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2일 SPC그룹 본사와 PB파트너즈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SPC그룹이 노조 탈퇴 종용 의혹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허 회장을 포함해 그룹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허 회장이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피해갔던 국정감사는 청문회로 이어진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 채택의 건’을 의결했다. 환경노동위원회는 허 회장이 입국한 이후 11월 안에 일정을 확정해 청문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허 회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을 때부터 국회에서는 언제까지 피해갈 수 만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환경노동위원회에 속한 한 의원의 관계자는 당시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국정감사가 끝난다고 끝이 아닌 만큼 허 회장이 언젠가는 국회에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청문회는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청문회 반대 의사를 밝히며 퇴장해서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대신 비공개 간담회 방식을 제안했다.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우리보다 그들이 더 마음이 아플 것이라 생각한다”며 “기업오너를 꼭 청문회장으로 부르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 회장이 청문회에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할 가능성은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환경노동위원회에 속한 한 의원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허 회장이 이번에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진행 상황을 봐야겠지만 허 회장이 청문회장에도 나오지 않는다면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