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DX 그룹 2차전지소재 확대 타고 '훨훨', 정덕균 대표 3연임에 청신호

정덕균 포스코DX 사장이 3월30일 비전선포식에서 사기를 흔들고 있다. <포스코DX>

[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DX가 올해 들어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소재 사업 확장에 올라타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정덕균 포스코DX 대표이사 사장의 재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두고 있는 점은 정 사장의 연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DX는 올해 들어 3분까지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늘리며 쾌조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포스코DX의 올해 1~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6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1302억 원으로 59% 성장했다.

2021년 영업손실을 냈던 포스코DX는 지난해 영업이익 647억 원을 거두며 흑자로 돌아섰는데 올해 들어 수익성이 더욱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DX가 이토록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2차전지소재를 비롯해 친환경 미래소재 분야로 사업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포스코그룹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팩토리, 공장자동화, 산업용 로봇 등 분야에서 사업기회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포스코DX는 포스코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리튬, 니켈, 양극재, 음극재 등 2차전지소재 및 원료 생산 공장에 자동화 설비 제어시스템, 통합생산관리시스템, 창고자동화와 산업용 로봇 등을 적용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등을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DX는 올해 들어 산업용 로봇 자동화 부문 사업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실적 전망도 밝다.

포스코DX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고위험·고강도 산업 현장에 로봇을 적용하기 위한 컨설팅에서부터 시스템 설계 및 구축, 운영에 이르기까지 전체적 로봇 자동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제철소와 2차전지소재 생산 공장 등으로 로봇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2021년 포스코DX 대표이사에 취임한 직후부터 스마트 팩토리와 스마트 물류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포스코그룹사가 추진하는 핵심 신사업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사장은 임기 첫해 건설과 전력, 통신, 인프라 등 저수익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했다. 그 과정에서 매출이 줄고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포스코DX는 2021년 19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그해 4분기부터 구조조정 성과가 나타나며 지난해 연간 흑자로 돌아섰다. 또 9년 만에 매출 1조 원대를 회복했다.

포스코DX 매출은 2013년 1조2천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듬해부터 2021년까지는 8천억~9천억 원대에 그쳤다.

정 사장은 올해 3월 말 '비전선포식'에서 스마트팩토리를 고도화해 글로벌 리더 기업으로 도약하고 신사업을 집중 육성해 2030년까지 매출 4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포스코DX가 올해 실적을 크게 개선하면서 정 사장이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DX 그룹 2차전지소재 확대 타고 '훨훨', 정덕균 대표 3연임에 청신호

▲ 포스코DX 스마트팩토리. <포스코DX>

정 사장은 2020년 12월 포스코그룹 임원인사에서 포스코ICT(현 포스코DX)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번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정 사장 임기는 내년 3월20일 끝난다.

다른 대기업들과 달리 포스코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의 임기는 1년이다.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 사장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다만 포스코그룹이 다음 회장 선출을 앞두고 있는 점은 정 사장의 임기 연장에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최근 포스코그룹은 CEO 선임관련 규정 가운데 '현직 우선 심사제'를 손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외부 인물이 회장으로 영입될 경우 계열사 경영진의 교체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동안 포스코홀딩스는 현직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면 단독으로 우선 심사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줬다. 

현직 우선 심사제는 경영연속성을 보장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의 기회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불공정성 논란이 뒤따랐다.

이에 포스코홀딩스는 현직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힌 때 다른 후보자들과 함께 심사를 받도록 이사회 운영 규정을 수정하는 방침을 추진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정 사장은 포스코DX 이익체력을 높일 수 있는 새판을 짜고 포스코그룹 핵심 신사업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다만 현재 회사의 실적 호조가 그룹사 수혜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도 임기 연장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차기 회장 선임 방식 개편과 관련해 "지난 3월 주총을 통해 발족한 '선진지배구조TF'에서 포스코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전반적 검토가 이뤄지고 있으나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