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CJCGV 핵심 자회사 CGI홀딩스의 홍콩 증시 상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중국 영화 시장이 살아나면서 실적이 좋아지고 있어서다.
CGI홀딩스는 CJCGV의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해외법인 등을 거느리는 해외사업의 핵심 계열사다. 특히 중국은 CGI홀딩스 실적 회복에 키를 쥔 지역이다.
▲ CJCGV 중국사업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
24일 비지니스포스트 취재 결과 CJCGV가 3분기에 중국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영화 박스오피스 자료 제공사이트인 ‘덩타’와 ‘마오얀’에 따르면 6~9월까지 중국 내 전체 영화관 수입은 234억4천만 위안(4조3111억 원), 관객수는 5억7천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역사상 최대 관객을 달성한 것이다.
특히 6월22일 개봉한 중국영화 ‘로스트 인 더 스타스’가 중국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CJCGV는 중국에 2006년 진출한 뒤 상반기 말 기준 지점 140곳 스크린수 1118개를 운영하고 있다. 박스오피스 매출만 따지면 점유율 3%로 중국 내 극장 사업자들 가운데서는 4위이다.
관객 수 급증으로 CJCGV도 중국에서 오랜만에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월별로 따졌을 경우 올해 6월에 이미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CJCGV가 중국에서 마지막으로 흑자를 거둔 2021년 1분기 중국 전체 박스오피스 매출은 181억 위안, CGV 박스오피스 매출은 4억3천만 위안으로 올해 6~9월 박스오피스 실적 규모만 단순히 놓고 보면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다.
CJCGV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3분기 중국 사업의 분위기가 좋았다"며 "여름 성수기 기대작들이 개봉하며 관객들이 극장으로 모였다"고 말했다.
이에 CJCGV 자회사 CGI홀딩스도 한숨을 돌린 것으로 파악된다.
CGI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는 각각 영업이익으로 54억 원, 152억 원을 내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영업손실 129억 원을 냈다.
CGI홀딩스의 실적 회복은 재무적투자자들과 맺은 약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선행될 필요가 있다.
CJCGV는 2019년 사모펀드 운용사 미래에셋PE와 MBK파트너스를 CGI홀딩스의 재무적투자자로 유치해 3336억 원을 투자받는 대가로 CGI홀딩스 지분 28.57%를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조건에는 2023년까지 홍콩 증시에 CGI홀딩스를 상장시키기로 한 조항이 있었지만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다. 일단 CJCGV는 지난달 재무적투자자들을 설득해 상장 기한을 연기하는데 성공했다.
시간은 벌었지만 상장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누적흑자를 달성해야 한다.
홍콩증권거래소의 규정에 따르면 상장 이전 최소 8천만 홍콩달러(137억 원)의 누적이익을 거둬야한다. CGI홀딩스와 그 자회사들은 베트남 법인 1곳을 제외하고는 2021년과 2022년 연간 순손실을 기록했다.
재무적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 장치로 CJCGV에 대해 CGI홀딩스 지분의 동반매도청구권도 가지고 있다. CGI홀딩스가 제3자에게 넘어가는 것이 법적으로는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물론 CJCGV도 방어수단으로 재무적투자자들의 지분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가지고 있지만 CJCGV가 재무적투자자들의 지분을 인수하기에는 자금사정이 빠듯하다.
▲ 올해 6월22일 개봉한 중국영화 '로스터 인 더 스타스' 포스터(오른쪽)과 9월28일 개봉해 중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견여반석' 포스터(왼쪽) |
코로나19가 퍼지는 동안 누적된 적자는 CGI홀딩스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CGI홀딩스는 지난해 말 별도기준으로 자본총계는 5309억 원, 자본금 5332억 원으로 자본금보다 자본총계가 더 많아 부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CGI홀딩스는 지난해에 감자비율 15%의 무상감자를 실시했는데 올해 12월에도 감자비율 37.49%의 무상감자가 예정됐다. 무상감자를 실시하면 자본금 항목이 줄어들면서 부분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일단 CJCGV는 CGI홀딩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CJCGV는 상반기 말 기준으로 CGI홀딩스에 대해 1872억 원의 지급보증을 하고 있다. CJCGV는 만기일이 다가올 때마다 채무보증을 지속적으로 연장하면서 CGI홀딩스의 신용을 보강하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