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24에 엑시노스 탑재 전망, 성능 우려에 '급 나누기' 가능성

▲ 삼성전자가 내년 1월 나올 갤럭시S24 가운데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4울트라에는 퀄컴 AP 스냅드래곤을 넣는 방식으로 ‘급 나누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의 모습.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갤럭시S24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2400’을 탑재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것으로 분석된다.

갤럭시S24 일부 모델에 엑시노스2400을 적용한다면 자체 물량을 통해 AP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부품업체와 가격협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엑시노스2400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여전히 낮은 것을 고려해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4울트라에는 퀄컴 AP 스냅드래곤을 넣는 방식으로 ‘급 나누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전기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MX사업부가 2024년에 출시하는 갤럭시S24부터 다시 자체 모바일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탑재해 비용 절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지시각 5일 미국에서 엑시노스2400을 공개했다. 엑시노스2400은 엑시노스2200 이후 약 2년 만에 부활한 고급형 엑시노스 시리즈로 사실상 갤럭시S24를 위해 만들어진 AP다.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최근 몇 년 동안 AP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 부품조달 비용이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2023년 반기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 DX부문(MX부문 포함)은 올해 상반기 AP 구매에만 전체 원재료 구매 금액의 17.7%인 5조7457억 원을 사용했다.

2022년 상반기 AP 구매비용 4조4944억 원과 비교해 1조2513억 원(27%)나 증가한 것으로 DX부문이 지출한 원재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11.4%)보다 6.3%포인트나 높아졌다.

모바일 AP 솔루션 가격은 2021~2022년 77% 상승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도 약 30%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AP 구매비용이 급증한 것은 물가상승과 함께 퀄컴이나 미디어텍과 같은 외부에서 구입하는 물량이 더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엑시노스가 일부 들어간 갤럭시S21, 22와 달리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가 전량 탑재됐다.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의 가격은 개당 160달러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갤럭시S23이 퀄컴 AP에 전적으로 의지하면서 삼성전자는 가격협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갤럭시S24에서 엑시노스를 활용한다면 AP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퀄컴과 협상에서도 우위를 확보해 스냅드래곤 가격도 최대한 낮출 가능성이 있다.

해외 IT매체 WCC테크는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갤럭시S24 시리즈의 일부 AP를 엑시노스2400으로 전환하면 마진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상된 4나노 수율 덕분에 엑시노스2400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24에 엑시노스 탑재 전망, 성능 우려에 '급 나누기' 가능성

▲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이 2023년 10월5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데이 2023'에서 차세대 AP 엑시노스2400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MX사업부는 2년 만에 갤럭시S 시리즈에 퀄컴과 삼성전자 자체 AP를 나눠 적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된 갤럭시S23을 제외하면 그동안 국내와 유럽에 출시되는 갤럭시S에는 엑시노스를, 북미에서는 스냅드래곤을 넣는 방식을 활용해왔다.

그러나 갤럭시S24 시리즈에서는 처음으로 AP로 ‘급 나누기’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이 나온다.

갤럭시S24와 갤럭시S24플러스에는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지역별로 구분해 탑재하는 대신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4울트라에는 스냅드래곤만 적용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400이 전작인 엑시노스2200과 비교해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7배, 인공지능 성능은 14.7배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엑시노스2400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현재까지 유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엑시노스2400은 CPU나 인공지능 성능이 개선됐으나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 향상은 기대 이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발열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퀄컴이 조만간 발표할 ‘스냅드래곤8 3세대’는 엑시노스2400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여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만약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의 성능 차이가 확연하다면 AP로 스마트폰 급을 나누는 전략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AP 성능 차이에 대한 논란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고가모델인 갤럭시S24울트라로 소비자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AP로 급을 나눠 아이폰15프로/프로맥스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애플의 전략과도 비슷하다.

애플은 아이폰15와 아이폰15맥스에는 4나노 공정을 활용한 AP ‘A16바이오닉’을, 아이폰15프로와 프로맥스에는 3나노로 제조된 최신제품인 ‘A17프로’를 적용했다.

해외 IT매체 노트북체크는 “엑시노스2400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은 스냅드래곤8 3세대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삼성전자가 갤럭시S24울트라에 엑시노스2400 대신 스냅드래곤8 3세대를 넣으려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