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등에 업고 손익분기점 노리는 ‘천박사’, CJENM 고민 여전히 깊은 이유

▲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천박사 퇴마 연구소)이 손익분기점을 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가 예상을 뛰어 넘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천박사역을 맡은 배우 강동원씨의 ‘티켓파워’ 때문으로 파악된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스틸컷.

[비즈니스포스트]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천박사 퇴마 연구소)이 손익분기점을 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CJENM이 올해 배급한 한국 영화들 가운데 처음으로 손익분기점 돌파가 유력함에도 CJENM의 고민은 여전히 깊을 것으로 보인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9월30일까지 누적 관객 수 92만 명을 기록하며 추석 연휴에 개봉한 한국 영화들 가운데 1위에 올랐다.

같은 날 개봉한 영화 ‘1947 보스톤’은 44만 명, ‘거미집’은 18만 명의 누적 관객 수를 각각 기록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CJENM이 배급했다.

올해 CJENM이 배급한 한국 영화들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며 극장가에서 힘을 쓰지 못했던 CJENM에게 천박사 퇴마 연구소가 단비가 돼 줄 것으로 보인다.

CJENM이 올해 설 연휴에 배급한 영화 ‘유령’은 ‘교섭’에 밀리며 손익분기점 달성 실패했다. 손익분기점이 관객 수 335만 명이었지만 누적 관객 수 66만 명을 기록했다. 

올해 여름 텐트폴 영화였던 ‘더 문’의 성적은 더 아쉽다. 더 문은 손익분기점이 600만 명이었지만 누적 관객 수 52만 명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올해 여름 텐트폴 한국영화들 가운데서도 가장 적은 관객을 불러모았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의 손익분기점은 관객 수 240만 명이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손익분기점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올해 CJENM이 배급한 한국 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수익을 내는 영화가 된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가 추석 연휴 기간 관객 수 1위에 올라있는 것에 대해서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감독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다른 두 영화에 비해 생소해서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김성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김성식 감독의 데뷔작이다. 김성식 감독은 영화 ‘기생충’,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헤어질 결심’ 등의 조감독을 거쳤다.

1947 보스톤을 연출한 강제규 감독, 거미집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은 관객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시사회 후기에서도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다른 두 영화에 비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개봉 이후에는 1947 보스톤보다 2배, 거미집보다 5배 이상 많은 관객들을 불러 모았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가 예상을 뛰어 넘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천박사역을 맡은 배우 강동원씨의 ‘티켓파워’ 때문으로 파악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강동원으로 힐링하고 왔다’ ‘강동원 얼굴만 봐도 재밌다’는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CJENM이 4분기에 천박사 퇴마 연구소 흥행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CJENM은 4분기에 ‘외계+인 2부’,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 ‘도그데이즈’ 등 한국 영화를 배급할 계획을 세웠다.

CJENM의 1년 농사를 결정지을 영화는 외계+인 2부다.

제작비가 많이 투입된 한국 영화가 투자·배급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쳐서다.

신드롬으로까지 불렸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배급한 NEW 실적이 이 점을 잘 보여준다.

NEW가 지난해 12월 배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올해 1분기까지 인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NEW가 올해 1분기 거둔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오히려 부진했다.
 
강동원 등에 업고 손익분기점 노리는 ‘천박사’, CJENM 고민 여전히 깊은 이유

▲ CJENM의 1년 농사를 결정지을 영화는 ‘외계+인 2부’다. 제작비가 많이 투입된 한국 영화가 투자·배급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쳐서다. 외계+인 1부 스틸컷.


NEW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96억 원, 영업손실 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4.2%, 영업손실은 8천만 원이 늘었다.

NEW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보다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방어해줬다고 봐야할 것”이라며 “하지만 투자·배급사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작품은 수입영화가 아니라 직접 투자하고 배급한 한국 영화인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개봉한 외계+인 1부는 흥행에 실패했다. 손익분기점이 관객 수 730만 명이었지만 누적 관객 수 154만 명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제작비 360억 원을 투입하며 ‘텐트폴 영화’로 야심차게 준비했던 작품임을 생각하면 CJENM으로서는 아쉬운 결과다.

외계+인 2부는 1부보다 제작비가 더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누적 관객 수 800만 명 가까이를 기록해야 한다는 얘긴데 최근 극장가 분위기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수치다.

1부와 이어지는 영화기 때문에 1부가 누적 관객 수 154만 명 밖에 불러들이지 못했다는 점도 뼈아프다.

현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와 티빙에서 외계+인 1부를 볼 수 있기 때문에 1부 성적만으로 2부 성적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OTT를 통해서 1부를 본 관객들이 2부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CJENM으로서는 당분간은 이렇다할 경쟁작이 없는 만큼 천박사 퇴마 연구소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최대한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길 기대하고 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