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석유화학협회가 '2030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산업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의 효용 여부를 놓고 석유화학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사진은 강연을 진행하는 황성연 경희대 교수.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석유화학업계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플라스틱 관련 환경 규제에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생분해 플라스틱과 재활용 페트(PET)의 효용성을 놓고 서로 엇갈린 분석이 나왔다.
재활용 페트가 생분해 플라스틱보다 경제성이 높다는 분석과 재활용 제품은 효용성이 떨어져 생분해 플라스틱보다 비싼 처리 비용이 든다는 분석이 팽팽하게 맞섰다.
25일 한국석유화합협회는 서울시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2030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산업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용운 S&P 글로벌 상무는 “생분해 플라스틱 같은 것보다는 재활용 페트(PET)가 더 현실적”이라며 “갓 생산된 플라스틱은 톤당 약 800달러(약 107만 원)의 생산 비용을 갖는데 생분해 플라스틱은 톤당 4700달러(약 629만 원)가 넘는다”고 말했다.
S&P글로벌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재활용 PET의 회수 및 재가공까지 드는 비용은 톤당 약 1500달러(약 200만 원)에 불과했다.
갓 생산된 플라스틱과 비교하면 가격이 두 배가 넘지만 그래도 생분해 플라스틱보다는 3배 이상 저렴한 것이다.
황성연 경희대 식물환경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주 상무의 분석에 반대되는 의견을 내놨다.
황 교수는 “플라스틱의 사용량은 매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며 “생분해 플라스틱의 사용을 부정적으로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플라스틱 생산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면 생분해 플라스틱은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국제기관 PEW 자선기금(PEW Charitable Trust)의 자료를 제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현재 각국 정부가 내놓은 재활용 정책들이 이상적으로 적용돼도 플라스틱 증가율은 7% 감소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됐다.
황 교수는 “한국은 코로나 시대 이후로 플라스틱 사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며 “정부에서 집계하는 재활용 제품에는 고형 연료 등 실제 재활용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들이 포함돼 실제로 재활용되는 비율이 그리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플라스틱 제품 가운데 식품을 담아놓은 용기들은 불순물 때문에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이런 제품들은 재활용을 시도한다고 해도 오히려 생분해 플라스틱보다 더 비싼 처리 과정이 필요했다.
황 교수는 “결국 기업으로서는 일정 부분 비용적 측면에서 희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를 보호하고 생분해 플라스틱을 향한 선입견을 제고하기 위한 환경부와 산업부 등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바라봤다.
한편 국제사회에서는 플라스틱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유엔은 생산·소비부터 폐기물 처리까지 모든 주기를 전반적으로 다루는 국제 플라스틱협약을 각 국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 2024년 11월에는 한국에서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가 열릴 예정으로, 유엔환경계획(UNEP)과 한국정부는 이 회의에서 협약을 성안시키는 데에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