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공정거래위원회가 세아창원특수강이 총수 일가의 개인회사를 부당지원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세아창원특수강이 물량할인 제도를 통해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의 개인회사 씨티씨(CTC)를 부당지원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잠정 과징금 32억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선재·봉강·강관 등 다양한 형태의 스테인리스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며 씨티씨는 세아창원특수강에서 원소재인 스테인리스 강관을 사들여 재인발하고 판매한다. 재인발은 강철관의 외경·두께를 줄이기 위해 작은 구멍으로 강관을 잡아당겨 가공하는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태성 사장은 지주사 세아홀딩스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2014년 본인이 지분을 100% 소유한 에이치피피(HPP)를 세우고 이를 통해 다음해 씨티씨를 인수하게 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씨티씨가 에이치피피에 인수된 후 2016년 1분기부터 2019년 2분기까지 씨티씨에 높은 할인을 제공했다. 구체적으로는 분기당 300톤 이상 제품을 구매할 경우 1kg당 1천원 할인을 제공했다. 

이러한 지원행위로 씨티씨는 경쟁사보다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매출이 크게 늘었다. 2015년 매출 92억 원에서 2016년 153억 원, 2017년 263억 원 등 매출이 상승해 2018년부터 동종업계 매출 1위가 됐다. 이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은 에이치피피가 세아홀딩스 지분을 늘리는데 재원으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정위는 이 사장의 경우 구체적 지시정황 등 사건에 관여한 객관적 증거를 확인하지 못해 과징금·고발과 같은 제재 없이 시정명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유성욱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인인 자연인을 고발하려면 구체적·객관적 증거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건은 지시·관여에 대한 객관적 자료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바라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편법적 지배력 승계나 부실 계열회사 지원 등을 목적으로 독립·중소기업 경쟁기반을 침해하고 그룹전체에 동반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며 “향후 시장의 공정거래 질서를 훼손하는 부당내부거래는 기업집단 규모와 관계없이 엄정 조사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전찬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