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윤주 기자 yjbae@businesspost.co.kr2023-09-22 14: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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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화장품 전문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 코스맥스가 인도네시아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할랄 어워드까지 수상하면서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의 뚝심 있는 해외 공략이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의 뚝심 있는 해외 공략이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코스맥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맥스인도네시아 법인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021년 매출 392억 원에서 2022년 674억 원으로 증가했다. 2023년에는 상반기에만 397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게다가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무이 할랄 심사원 주최로 열린 '할랄 어워드 2023' 시상식에서 '할랄 시스템 시행 우수 기업' 화장품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여 인지도를 높였다. 향후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할랄이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란 의미다.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하는 용어다. 시장조사기관 더 마켓 인사이트는 세계 할랄 화장품 시장이 2021년부터 7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 9%를 기록하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장은 2009년 취임 이후 뚝심 있게 해외 중심 전략을 추진해 왔다.
실제 코스맥스는 2023년 상반기 수출 실적만 1400억 원을 거뒀다. 수출지역 역시 유럽, 중남미, 미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 이른다.
이 회장은 해외 고객사들과 미팅, 신시장 개척 등을 위해 1년에 80% 정도는 해외에서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맥스는 일찍이 인도네시아 시장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2011년 코스맥스인도네시아를 설립해 공략해 왔다.
인도네시아의 총 인구수는 약 2억8천만 명으로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이 가운데 MZ세대로 불리는 밀레니얼과 Z세대가 50% 이상을 차지해 상대적으로 젊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내수 시장이 크고 이커머스 성장 속도가 빨라 동남아 지역 내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스맥스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0% 이상이 무슬림인 현지 소비자 특성을 고려해 일찍이 ‘할랄 위원회’를 구성하고 2016년 국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계 최초로 무이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코스맥스는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윤기 나는 화장을 선호하지 않는 현지 시장에 맞게 매트한 타입의 쿠션과 립 제품을 출시해 유행시켰다.
이제는 인도네시아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서 쿠션 제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쿠션의 90%는 코스맥스에서 만들어진다.
▲ 사진은 코스맥스인도네시아가 ‘LPPOM MUI 할랄 어워드 2023’을 수상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정민경 코스맥스인도네시아 법인장, 무티 아린타와티 무이 할랄 심사원 심사원장. <코스맥스>
코스맥스는 인도네시아 뿐 아니라 2018년 태국에서도 할랄 인증을 획득해 현지 및 주변 국가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생산 법인이 위치한 인도네시아, 태국 외에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인근 국가의 현지 고객사와도 협력을 강화하며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동남아시아는 MZ 폭이 넓어서 소비 수준이 높고 그 중에서도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할랄 시장이라 초점을 맞추게 됐다"라며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소비수준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코스맥스 보고서에서 “코스맥스는 동남아와 러시아 등지에서 K뷰티 콘셉트 제안과 관련 수요 확대가 긍정적이다”라며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매출액 성장률이 각각 35%와 9%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직접 화장품을 연구 및 개발하고 생산하는 화장품 ODM 전문 기업이다. 화장품 ODM 사업 부문 매출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이다.
코스맥스가 제조하는 브랜드는 클리오, 룸앤, 3CE 등이 있으며 고객사는 세계 최대 화장품 그룹인 로레알 등이 있다.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1946년 황해도 송화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제약의 영업사원으로 사회에 발을 디뎠다. 대웅제약으로 자리를 옮겨 전무까지 올라갔지만 박차고 나와 다소 늦은 나이인 46세에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코스맥스를 세웠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