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계열사 대표 40% 교체, 이명희 ‘쇄신’에 방점 찍고 조직개편

▲ 신세계그룹이 계열사 대표 40%를 교체했다. 이명희 회장은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대표이사 가운데 40% 정도를 교체하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들어갔다.

신세계그룹이 20일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신세계그룹은 “변화와 쇄신, 시너지 강화, 성과총력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며 “회사 경쟁력 전반을 재정비함과 동시에 경영환경을 정면돌파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실행력 강한 조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대표 자리는 대부분 겸직 대표나 통합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를 놓고 “조직역량을 결집하고 시너지와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대표이사에는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박주형 대표는 신세계와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한다.

손영식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2년 만에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

1959년생인 박주형 대표는 신세계 경영지원실 기획담당, 백화점부문 본점장, 지원본부장 등을 두루 거쳐 백화점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신세계 대표로 내정된 데도 박주형 대표의 이력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파악된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대표 40% 교체, 이명희 ‘쇄신’에 방점 찍고 조직개편

▲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 겸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이사(왼쪽)와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겸 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이사 겸 이마트24 대표이사. <신세계그룹>

박주형 대표는 2017년부터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사업부를 ‘하나의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오프라인 유통사업부 3사의 대표이사에는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은 4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2020년부터 조선호텔앤리조트를 이끌었던 한채양 대표는 이번 인사를 통해 이마트로 자리를 옮긴다. 강 사장이 이마트 실적 부진으로 인해 경질됐다는 평가가 많은 만큼 한채양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와 신세계엘앤비는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가 이끈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스무디킹코리아 대표이사도 맡고 있는 송현석 대표를 신세계엘앤비에 배치해 푸드와 음료, 주류사업의 시너지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엘엔비는 신세계그룹에서 주류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와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는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가 겸직한다.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이사에는 이석구 신성장추진위원회 대표를 내정했다.

이석구 대표는 ‘신세계그룹 내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 최고령 사장’, ‘스타벅스 대표 11년’, ‘트렌드세터’ 등 여러 수식어를 얻었다. 1949년생임에도 트렌드세터로 불리기도 한다. 

2007년 12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약 11년 동안 스타벅스를 이끌었는데 당시 다양한 시도들로 스타벅스를 탈바꿈시킨 주인공이다.

이석구 대표가 신세계라이브쇼핑도 새로운 모습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지에 대해 유통업계 안팎으로 관심이 높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대표 40% 교체, 이명희 ‘쇄신’에 방점 찍고 조직개편

▲ (왼쪽부터)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 겸 신세계엘앤비 대표이사,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 겸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 이석구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이사. <신세계그룹>

더블유컨셉코리아 대표이사에는 이주철 지마켓 전략사업본부 본부장을 내정했다.

마인드마크 대표이사는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콘텐츠 비즈니스 전문가로 알려진 김현우 대표가 마인드마크를 이끈다.

신세계그룹은 새로운 대표이사 운영구조도 도입했다.

신세계그룹은 ‘리테일 통합클러스터’를 신설하고 산하에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 SSG닷컴, 지마켓을 편제시켰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리테일 통합클러스터라는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진다기보다 여러 계열사들이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조직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쇄신, 강화하고 새로운 성과 창출 및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한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성과능력주의 인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를 더욱 꼼꼼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