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파크시스템스, 넥스틴, 케이엔제이 등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중국의 반도체 자립 가속화에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차용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중국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자체 개발 선언에 이어 반도체 육성을 위해 3천억 위안(약 55조 원) 추가 투자를 발표하며 반도체 생태계 자립을 위해 전념을 다하고 있다”며 “중국 매출 비중이 높으며 중국 장비업체의 대체가 불가능한 파크시스템스와 넥스틴, 케이엔제이의 수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밨다.
 
이베스트 “중국 반도체 자립, 장비업체 파크시스템스 넥스틴 케이엔제이 수혜”

▲ 차용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중국의 반도체 자립 가속화로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장비업체 파크시스템스, 넥스틴, 케이엔제이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화웨이가 8월29일 공개한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에 탑재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중국 SMIC의 7나노 공정으로 제조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은 7나노 이하에서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수입이 제한되어 있어 첨단공정 칩의 제조가 어려울 것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반도체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는 SMIC의 7나노(N+2) 공정은 N+1 대비 셀 면적 10% 감소 등의 향상으로 경쟁사들의 7나노 제품과 견줄만한 성능을 갖추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비용에 있어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존재한다. SMIC는 EUV 장비 수입이 불가능하여 불화아르곤이머전(ArFi) 장비를 여러 번 패터닝하는 멀티패터닝을 통해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TSMC는 7나노 → 7나노+로 공정 전환을 하면서 EUV 적용으로 8개의 마스크 레이어를 절감했는데 EUV 장비의 가격은 ArFi 대비 약 2~3배 비싸지만 8대의 ArFi 장비를 1대의 EUV로 대체해 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

화웨이 메이트60프로의 주목할 점은 부품의 90% 이상을 국산화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뒤 중국 스마트폰 시장 내 화웨이의 점유율은 2020년 36%에서 2023년 10%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이번 메이트60프로의 반응이 뜨거운 만큼 자국민의 애국심을 자극한다면 점유율의 회복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MIC 7나노 멀티패터닝의 의문스러운 비용효율성 또한 중국 정부의 지원이 예상되는 만큼 화웨이 메이트60프로는 중국의 반도체 자립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장비 수출 규제 법안 발표 당시 ASML의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에 대한 압박은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했던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 업황 둔화에 따라 글로벌 설비투자가 감축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중국은 7월 반도체 장비 수입으로 지난해 7월보다 82% 증가한 사상 최대 금액을 지출했다.

이에 따라 중국 매출 비중이 높으며 중국 장비업체들이 대체할 수 없는 나노계측장비를 만드는 파크시스템스와 웨이퍼 검사장비 제조업체 넥스틴, 일본과 미국 식각장비들의 수출규제에 따른 식각부품 실리콘카바이드(SiC)링 제조업체 케이엔제이의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2023년 매출 기준 파크시스템스는 40%, 넥스틴은 50%, 케이엔제이(부품사업부) 14% 이상을 중국에서 거두고 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