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커머스 중심으로 확 뜯어고치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는 성장 잠재력이 큰 커머스사업을 키워 카카오의 수익성 과제를 풀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네이버 커머스 강화 전략과 비슷한 점이 눈에 띈다.
▲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카카오톡을 커머스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1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진행 중인 카카오톡 개편의 지향점이 커머스 키우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 들어 카카오는 카카오톡 쇼핑하기를 중심으로 한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8월에 연 카카오 마이스토어는 카카오톡의 지향점이 쇼핑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마이스토어는 즐겨찾기한 관심스토어의 신상품과 프로모션 소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별로 개인화된 맞춤형 쇼핑을 제공한다.
CJ제일제당, 삼양식품 등 식품 카테고리부터 러쉬, 유한킴벌리 주요 브랜드들이 참여하는 '브랜드스토어'들도 빠짐없이 입점하기도 했다.
브랜드스토어란 카카오의 제휴서비스다. 브랜드스토어에 선정되면 톡스토어를 운영할 때 필요한 다양한 기능과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브랜드 전용관을 꾸며 브랜드 정체성을 나타낼 수도 있다. 톡스토어나 쇼핑하기 서비스에서 '브랜드공식' 라벨을 노출할 수도 있다.
이런 시도는 과거 네이버가 추진해온 네이버쇼핑, 네이버브랜스스토어 정책과 유사점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네이버는 검색 등 네이버서비스 이용자들이 광고로 상품정보를 접하고 스마트스토어로 유입돼 상품을 구입하면 결제, 배송까지 전부 해결해주는 커머스 생태계를 보유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네이버는 이 생태계를 바탕으로 검색과 광고, 커머스를 동반성장시키면서 2023년 실적이 부쩍 늘었다.
네이버는 2023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4조6883억 원, 영업이익 7031억 원을 냈다. 2022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10.2% 늘었다.
카카오의 커머스 키우기 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3월에는 카카오톡 쇼핑탭을 개편했는데 화면 상단에 홈, 랭킹, 라이브, 뷰티, 식품 탭을 마련해 이용자가 다양한 상품들을 주제별로 찾을 수 있도록 바꿨다.
기존에 카카오의 커머스 관련 서비스였던 선물하기 쇼핑하기, 메이커스를 한 군데 모아둔 수준에서 벗어나 하나의 쇼핑몰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카카오는 카카오톡 이용자를 파트너사와 유기적으로 연결해주는 커머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카카오 비즈니스 가이드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가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유기적인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면 그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는 국내 대표 메신저앱 카카오톡을 가지고 있다. 카카오톡 월간 활성이용자 수는 7월 기준 4156만 명이었다. 한국사람이 이용하는 앱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커머스가 안정적으로 커준다면 카카오의 수익성 과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2023년 들어 카카오는 수익성 감소 문제를 겪고 있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톡비즈 사업은 문제가 없지만 사업다각화로 추진한 다른 영역들에서 부진한 것이 문제다.
카카오는 2023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3조7828억 원, 영업이익 1845억 원을 냈다. 매출은 8.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4% 감소했다.
홍 대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커머스 사업에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국 수익성 문제 해결과 맞닿아 있는 문제로 여겨진다.
2023년 상반기 카카오의 커머스(톡비즈 사업부문 거래형) 매출은 4838억 원으로 2022년 상반기보다 23% 매출이 늘었다.
홍 대표는 카카오공동체 안에서 '커머스 전문가'로 통했던 인물이기도 했던 만큼 커머스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카카오커머스CIC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임기 동안 커머스 거래액을 4배, 영업이익은 6배 성장시켰다.
그는 카카오 대표 취임 직후인 2022년 11월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새로 개편 예정인 톡채널스토어를 기반으로 다시 한번 성장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톡채널이라는 브랜드와 팬덤간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이용자들이 관심브랜드로 등록한 톡채널스토어는 한 지면에 모아 보여주는 등 개인화된 큐레이션을 통해 쇼핑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조충희 기자